작년 겨울 시어머님께서 담궈주신 김장김치가 아주 맛나게 익었더라구요.

새콤하면서도 아삭거리는 그 맛이 어찌나 좋던지요.

달달 볶아 찌개로..볶음용으로...지글거리는 부침으로 만들어 먹고싶었답니다.

그러다... 장마가 한참 진행중일 때... 너무 만들어 먹고 싶었던 수제비가 생각나더라구요.

비오는 날 먹어줘야 더욱 맛나게 즐길 수 있겠지만

오늘처럼 무더운 날에데 어김없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얼큰하고 따뜻한 수제비 한그릇으로 시원한 여름 보내려구요.

이열치열!!이라고 더운 여름일수록 뜨겁고 얼큰한 국물요리를 먹어줘야 체온이 내려가더라구요.

아 ㅠㅠ 집에 부침가루와 튀김가루는 많은데 밀가루가 똑 떨어졌더군요.

그래서 마트로 급하게 달려가 밀가루 한봉지 사들고 왔네요.

정말 먹고싶긴 했나봅니다.. ㅋㅋㅋ 없으면 그냥.. 라면 하나 끓여먹고 말았을텐데 말이죠.

밀가루 500g에 계란 1개와 소금 약간량을 넣은 후 물 260ml를 부어 반죽을 했어요.

나중에는 손목이 아파서... 지퍼백에 넣어 발로 꾹꾹 눌러가며 반죽을 했다지요.

그래도 힘이 더 들아갔는지 확실히 반죽이 찰지게 잘 되었더라구요.

반죽은 냉장실에 잠시 넣어 더욱 찰질 수 있도록 했어요.

참!!! 혼자 먹을거면서 500g이나?! 하시고 계시죠 ㅋㅋ

설마요~ 혼자 다 먹을건 아니구요. 저녁에 아이들 감자수제비 끓여주고.. 나머지는 라면 끓여낼 때

호은 김치찌개를 끓일 때 조금씩 떼어내려구요.

먼저 수제비 육수를 만들어 주어요.

저는 멸치는 넣지 않고 다시마와 건새우만 넣어 끓여주었어요.훨씬 담백하거든요.

팬에 참기름 살짝 두른 후 잘 익은 묵은지 송송 썰어넣고 양파 채썰어 달달 볶아주었어요.

김치가 어느정도 볶아지면 건새우와 다시마 끓인 물을 부어줍니다.

그냥 바로 수제비 뜯어넣으셔도 좋지만 저는 얼큰함을 더하기 위해 고추장 1/2큰술을 풀어주었어요.

그리고 반죽을 조금씩 얇게 떼어 팔팔 끓여줍니다.

애호박을 넣고 한소끔 끓인 후 청양고추와 대파를 넣어 더욱 얼큰하고 시원하게 끓여주세요.

너무 매운 것이 싫으시면 청야고추와 고추장은 생략하셔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깨와 참기름을 살짝 더해 고소함을 더해주세요.

김치수제비는 김치가 맛있다면 아무런 간을 따로 하지 않아도 충분해요.

저 역시 잘 담궈진 김장김치로 만들어 다시마 육수를 제외하고는 따로 간을 하지 않았답니다.

베란다 방충망에 매미한마리가 붙어서 매애앰~~~~~열심히 울고 있네요.

매미소리가 들리니 무덥기만 한 여름날씨가 살포시 시원스럽게 느껴지는데요.

선선한 바람과 함께 얼큰한 김치수제비 한그릇 싹 비우고나면 흘린 땀만큼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거예요.

김치 수제비 끓일 때는 너무 많은 반죽을 뜯어넣은 것이 아닐까..불안했는데

어쩌다보니 다 먹어버렸네요 -_-

아..... 다이어트해야하는데.. 오늘하루 밥은 다 먹었네요.

저녁은 그냥 넘어가야할 듯 해요.

참고로 며칠전에는 이삿짐 정리하느라 정신없고 기운빠져서 하루종일 물 한잔 마시지 못했었는데요.

그날 저녁 집에 와서 체중을 재보니 기가막히게도 0.7g이 늘었더군요

어째서 하루종일 굶었는데 빠지지 않고 늘수가 있는건지.. ㅠㅠ

저는 굶고는 못 사는가봐요.

그래서 그 뒤부터는 하루에 한끼는 먹자!!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