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두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요.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졌던터라 그동안 바깥일은 못 해오다 나이를 먹고 건강하지도 못 하니,돈은 못 벌겠고,제가 할 수 있을 정도의 봉사활동을 하니 활력도 생기고 좋더라구요.
그런데,제가 봉사하러 가는 곳 중 ㄱ이라는 곳은 제 또래 사람들이 많은데,대부분 부잣집 사모님들이고,
ㄴ이라는 곳은 젊고 미혼이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처음 ㄱ에 갔을 땐,저랑 경제적인 갭이 커서 좀 위화감이 있더라구요.
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는 얘기하는데
저랑은 먼나라 얘기니까 그저 듣고만 있을 뿐 할 얘기도 없구요.
지금 그 위화감이 완전 없어진건 아니지만,
몇 년 째 다니고 있고,제가 거기서 일을 잘 하다보니 사람들이 인정해줘서 그런게 좀 줄었어요.
비슷한 또래니까 통하는 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구요.
ㄴ은 다닌지 1년 정도 됐고 주말에 하는 봉사라 직장 다니는 젊은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30이 넘어 40 안팎의 나이가 되도 결혼 안 한 사람들이 많구요.
직장도 다들 좋은데에 다니는데 자기 개발도 멈추지 않고 하더라구요.다들 재주 많고 똑부러지고요.
그런데,그들 보면서 자꾸 열등감이 느껴지네요.
난 그냥 전업주부고,나이만 많은데 그 나이 되도록 뭐 하나 이룬 것도 없고,맨날 병원이나 들락거릴 정도로 건강도 안 좋아 자기 개발은 커녕 일상 생활 겨우 하고 살고...
자꾸 제가 한심하게 느껴져요.
대부분 직장인,또는 전문직이거나 프리랜서라 대화를 하면서 자기 직업과 일상이 연결된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구요.
저는 직업이 없어 할 얘기도 없어서 입 다물고 있으면,사람들이 나에게 말씀이 너무 없다고 하는데,
다들 직업이 있는걸 당연시 하는데,내가 직업이 없고 이 나이 되도록 아무 것도 이룬게 없는 사람인걸 알면 왠지 한심하게 볼 것 같고,
그렇다고 나의 병력 히스토리를 읊어대며,이렇다보니 일을 못 하게 됐다고 구구절절 얘기할 수도 없구요.
이성친구가 있는 사람들도 연애는 하지만 결혼 생각은 없다 하고,
자기 하나만 생각할 수 있는 면이 부럽기도 하네요.
사람들과 어울리고 젊은 사람들 기를 받으며 살고 싶지만,
그들 앞에서 작아져가는 나를 느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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