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며칠동안 너무 머리가 아프고 우울감과 상실감에 살고싶지가 않았네요.

결혼 15년차 이구요. 결혼을 일찍해서 남편 40초반 저는 30후반입니다. 제가 일을 시작한지는 5년차입니다. 남편도 자영업이고 저도 그래요.

전 조그마하게 소수 학원을 하고있어요. (아이들이 많지 않아요. 지방이고 교육열도 낮은 동네입니다.)

남편일이 잘 안풀려 몇년전에 많이 힘들었고.. 빚 갚느라 집도 40평에서 24평으로 줄여서 갔네요. 여전히 지금도 값고 있습니다.

남편은 우선..

빵빵한 집 외아들로 부러울것 없이 자랐구요..그 옛날 과외에 뭐에.. 대학도 좋은대학 나왔어요. 우리가 힘들게 살긴 하지만 아직 시댁에 손벌리고 그러진 않아요. 아이들 용돈정도 주시는거지 아직 크게 도움받은적은 없어요.. 아.. 있네요. 집 해주신거 사업한다고 홀랑 날려먹은거.

남편은 예나 지금이나 아들들 사교육을 이해못합니다. 학교수업만 하면 되지 왜 학원을 보내냐고.

물론 아이들 좋은 대학 보내고.. 그런 욕심도 없어요.. 아니... 있죠.. 있지만..

그건 자기 하기 나름이지 학원을 보내서가 답이 아니라는거죠.

물론 맞아요.. 맞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중학생인 아들은..

그닥 공부는 잘하지는 않지만 노력을 많이 해요..  영어도 중 1 올라와서 안다니고 싶대서 전 그래라 했고...

근데 중 2 되어서는 성적이 떨어진다고.. 문법이 어렵다고 학원 보내주면 안되냐고 하대요..

제가 일을 시작하게 된건.. 순전히 우리애들 학원비때문이었어요.

남편은 일도 안풀리고.. 잘 풀리더라도 사교육비에는 돈을 한푼도 줄수 없다구요. 자기는 그러곳에 돈이 쓰이는걸 이해못하겠다고.

어쩌겠습니까? 제가 벌어야죠..

애들이 초등때.. 우리집이 잘 살땐 저러지 않았는데..

한번 일이 크게 터지니 심적으로 저럴수 있겠구나.. 싶은 맘에..불쌍하다 여기고

그럼 내가 일을 해서 우리애들 학원비는 내가 벌게... 하면서 시작한 일입니다.

아.. 아들이 학원을 보내달라고 한 후로..

전 보냈죠. 그러니 영어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공부 재밌다고.. 열심히 합니다. 영어는 늘 90이상 받구요.

중3. 중 2 연년생 아들 둘에 학원비가 80정도 들어갑니다. 제 학원 상가 월세 내고(좋은 건물이 아니라 쌉니다. 월 20 ) .. 관리비내고..

그럭저럭 삽니다. 순수입 200넘을때도 있고... 올들어선 200안되네요..)... 2-6시 까지 근무하는것 치고는 만족하구요.

일은 며칠전 터졌네요.

친정 엄마 모시고 대학병원을 갔어요. 진료일이라 엄마모시고 진료보고 병원앞에서 칼국수를 사먹었죠.

제 카드로 결제를 하려고 폰 케이스를 보니 제 카드를 안가지고 왔더군요.

우리집 생활비 카드만 있어서 그걸로 14000원을 결제했어요.

저희집은 애들 학원비, 제 옷, 아파트관리비.등은 제가 내고

식비, 생활비 뭐 다른돈은 남편이 내요.

남편역시 빚에다 사무실 임대료.. 우리가족 식비.생활비 내면 빠듯하죠.

우리집 생활비 카드비를 남편이 내고 내역서가 나오면 꼼꼼히 보는편인데..

14000원 칼국수는 뭐냐고 묻더군요

엄마모시고 병원갔는데 내 카드를 안가지고 가서 우리 생활비카드로 결제했다니까..

카드비에서 14000원은 못내겠답니다. 저더러 내라구요.

작년인가? 엄마모시고 회먹으러 갔는데 제 카드를 낸다는게 착각하고 생활비카드로 내서 알림이 남편에게로 갔었어요.

제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장모님이랑 밥 잘먹었나? 맛있는거 사드렸나? 이런 질문도 아니고...

1년에 한번 사드릴까 말까한 밥이었는데.

제가 신발도 벗기전에

왜 생활비 카드로 장모님 밥사드리냐고.. 6만원 내놓아라고...있는 짜증을 다 내더라구요.

지금 당장 쓸 돈이 없어서 저러는것도 아니고..

자영업이라 불안하기는 하지만 몇달내내 수입이 괜찮아서 조금 모인 상태에요. 또 언제 수업이 없을수도 있으니 본인도 불안하겠죠. 있어도 쓰지 못하고...

저 정말 너무 서러웠네요. 내가.. 우리엄마가 6만원의 가치도 안되나 싶은 생각에..

이번에 14000원도 치사하고.. 넘 속상했네요.

이게 말이됩니까?

시댁갈때 바리바리 싸들고 장봐가는건 지가 번 돈이라서 당연하고

친정에 가거나 우라 애들 옷하나 사주는것도 타박이네요. 씻고 벗고 할 옷만 있음 된다나? 옷이 왜 필요하냐고.

너무 억울해서.

외며늘로 시집와서 그동안 제사 지내고 어른들 생신 다 챙기고 한거 돈으로 다 정산해달라했습니다.

자기는 14000원 이란게 눈에 보여 내가 주면 그만이지만, 내가 한 시간과 노동과 내 인력보상은 어디에다 청구하냐고 따졌네요.

그러랑은 또 말이 안된다나?

남편이 묻더군요. 우리 가정 먹여살린다고 노력하는거.. 자기가 고맙다는 생각은 하냐고요..

제가 답했죠.. 어쩌면 너무 당연한거라 늘 고맙다.. 생각은 잊고 살았지만 고마운거 맞다고..

그리고 제가 물었죠.

당신은 전업으로 늘 있던 내가 일하면서 애들 학원비 벌고 우리 아파트 관리비라도 내고 있는게 고맙냐고.. 고맙게 느껴진적 있냐고.

남편요?

그렇지 않답니다. 내가 좋아서 애들 학원 보내는거니 당연한거고.. 고맙다는 생각 해본적 없답니다. ( 돈벌어서 쓰잘때기 없는 돈 쓰는거라 생각하는거죠)

아파트 관리비는... 남편이 집 줄일때 주택 2층으로 가자고 한걸 제가 적은평수라고 아파트 단지로 가자고 우겨서 간거라.. 그것도 니가 원해서 간거여서 쓸때없는 돈이 나가는거니 고맙다는 생각은 안든답니다.

헉.. 이사람이 정말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 그런가.. 사업 한번 쫄딱 말아먹고 억지부리는 소리를 하는건가.. 저도 진심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대답은 정말 허무하고 슬펐습니다.

저더러 우선순위를 모르고 돈을 쓴답니다. 학원비가 맘에 안드는거죠. 학원비로 돈 안쓰고 장모님 밥사드리면 되지않냐는 그런 말입니다.

제가 가라고 한 학원도 아니고.. 지네들이 학교다니다가 학원 보내주면 안되겠냐고.. 학교수업만으로는 어렵다고 해서 보내는 학원을..

제가 가지마라 합니까?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애들도 아니고 그닥 잘하는건 아니지만 그래서 전교 30프로정도는 하고있어요.

니돈 내돈 따지고..

제가 목욕가는 5500원도 생활비 카드로 쓰면 바르르~합니다.

그러면서 지가 먹고싶은 건 뭣같이 잘 사들고 오네요.

취미생활도 옷도.. 신경안쓰고 욕심없는데 먹는거 하나는 기똥차게 챙기거든요.

결론은 지 입에 들어가는건 괜찮고, 지 10-20만원씩 나오는 술값은 괜찮고 제가 혼자 쓰는 목욕비는 이해못하는거죠.

가사일 하는거 살림하는거 돈으로 다 정산하라니까 자기도 가사분담하고 우리 생활비를 벌기위해 노력하니 그건 말이 안된답니다.

제가... 정말..

헛살았나 싶은 생각에.. 저는 정말 진심으로 시댁에 하고 반찬 하나라도 더해서 가고싶은 생각에 이것저것 챙기곤 하는데 이 짓도 등신짓이었나봅니다

남편과  너무 경제적인 생각이 달라서...

작년부터 비자름을 모았네요. 작년에 수업이 좀 괜찮아 천만원 정도를 비자금으로 가지게 됐어요.

이딴식으로 계속하니 정말 내가 돈이 없으면 서럽겠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모았네요. 그래서 아들이 메이커 옷 입고싶어 하면 하나 몰래 사주고.. 엄마에게 용돈도 조금 드릴수 있고..

이번에도 고등특강을 듣고싶대서 그래라 했네요.

정말 돈이 없으면 서럽겠다는 생각에 악착같이 모았고 또 그러고 있습니다.

딱 재작년부터 이래선 안되겠다... 내 돈이 있어야겠다.. 싶었어요. 계속 이런일도 트러블이 생기니 내 돈 없으면 우리엄마 아빠 국수한그릇도 못사드릴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경기에 안좋은지...

여기 지방 회사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조선소도 힘들고 하니 쉬는 아이들도 생기고 해서 지금 저도 불안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도 이쁘고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제가 비자금 만든게 잘못일수도 있죠.

왜 남편에게 말 안하냐구요?

그럼 이 돈으로 빚부터 값자고 할거고.. 그렇게 되면 ....

남편이 이딴식으로 칼국수값으로 딴지 걸어대는데 제가 뭐 믿고 이 돈을 오픈하겠습니까.

경제적인 갈등 말고는 단점이 별로 없긴해요. 집안일도 많이 하고 반찬투정 안하고 늘 일찍오고..

먹는거 좋아해서 애들데리고 비싼건 아니지만 맛난것도 먹으러 다니고 그럽니다.

니돈내돈 하다가 한번씩 대판 싸우게 되는데 넘 서러워요.

서럽지만 견딜힘이 있어요. 숨겨놓은 제 천만원요..

이 돈 생각하니 덜 서럽고 덜 서글프네요.

남편에게 제 수입을 완전히 오픈 안했어요. 재작년까진 오픈했는데.. 만원짜리 하나까지 시비걸고 따져대니... 그냥 우리애들 학원보내고 임대로 낼 수준으로 번다고만 했어요.

올해들어선 남편몰래 한달에 50 정도씩 밖에 적금을 못 넣지만.. 불안하고 또 불안하고 그러네요. (다음달 부터는 아마 20씩 밖에 못 넣을듯.ㅜㅜ)

월급받는 직업도 아니고.. 제가 사는 이쪽 경기는 계속 안좋고..

그냥 속풀이 했습니다..

맞벌이 부부들 다들 어떻게 사세요?

제가 뭘 잘못하고 있는건지....

돈으로 남편과 트러블이 생길때마다 너무 힘들고 속상하네요.

제가 여기 글을 올리겠다고 마음 먹은건.

이러는 남편이 이해안가고 너무 싫은게 그게 나만의 생각인건지..

냉정하게 이야기를 듣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