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가족끼리 야구장을 갔는데 거기에서 우연히 정말 영화처럼 만났답니다.

다행히 남편이랑은 다른쪽에서 우리 시댁식구들 기다리고, 매점에 물티슈 사러가다가....헐~~

저희는 47살.. 동갑

92년도에 만나 94년도에 헤어진....ㅠㅠ   생전 첨으로 사귀어본 남자...ㅠ

별로 맘에도 안들고, 정말 상황이 힘들어서인지, 맨날 싸우다가 다시 만났다가..

애증의 관계였어요..

동갑이고, 그 아이는 별볼일 없는 지방대학생, 저는 사회인(공무원)...

암담했죠.. 그 애는 대학교도 맘에 안들어 방황하고, 저는 왜 저렇게 비젼없이 살까 한심한 생각에

남들에게 부끄러운 상대..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수십번... 핸드폰도 없이 삐삐 있던 시절...ㅋㅋㅋ

그래도 착한 아이였어요.. 그 후로 그 남자애가 먼저 결혼을 했죠..

만나자마자 한달만에 서로에게 빠져 결혼했데요..

저는 헤어지고 힘들어 있는데, 배신감에 몇년을 힘들어했는데

차라리 잘되었다 생각하고..그치만 참으로 힘들었어요.. 몇년을

그러다 저도 다른 남자를 만났는데,, 너무 너무 심란한 남자아이를 만나서 맘고생 하다가 우여곡절끝에 헤어지고

지금 남편을 만났어요..

제 인생의 구세주....  남편을 만나 16년 결혼생활 하고 있네요.

결혼도 좀 늦었죠..  저희 남편 만나려고 그리 시련을 주셨나 생각합니다.

감사하게 생각해요. 애둘 낳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어요.. 사랑 듬뿍 받으면서,,

그 애가 물어물어 오늘 전화했드라구요.. 5-6년에 한번씩은 그 아이가 전화를 했어요.. 잘 있냐고..

서로 어떤 감정은 없고, 친구처럼, 서로가 그래요.. 우리는 부부의 인연은 아니라고,

만약 결혼했더라면 열두번도 더 이혼했을거라고,, 친구사이가 좋다고..

기분 좋았어요.. 그 아이도 잘 되어 있고..

금융권 지점장 하드라구요...부인은 간호사. 헐...

제가 사귈때 모습을 봐서는 영 미래가 없어보였는데..ㅋㅋㅋ

부인을 잘 만난것 같아요. 성격좋은..

아마, 저랑 살았으면 그 애는 스트레스 받아서 일찍 죽든지, 이혼했던지...ㅎㅎ

우리는 부부공무원...  서로서로 잘 지내고 있는것 같아 맘 편하고 반가웠어요..

그래도 어쨋든 추억에 젖어 설레이고 기분 좋은 하루였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