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어떤 학원도  다녀본 적이 없어요.

내신은 좋았기에 그냥 쭉 저와 함께 했어요.

(고등 가내신 190초반..

국영수 학업우수상 거의 매년 받았고, 이런저런 글쓰기상 많이 받았고

영어는 수능수준으로  선행되어 있구요)

전 수학과는 전혀 관련없는 사람이고

대단한 명문대 출신도아니고

그냥 함께 공부하면서 가르친거죠.

그래서인지 지금와서 우왕좌왕..

그나마 우리아이처럼 학원 안다니고 내신 좋았던 아이도

올 봄 부터는 공부방 스타일 학원을 다니는데

학교진도 따라가던 아이가 그 6개월 사이에 3학년 2학기 2번 돌리고 정석  한 번 돌렸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다는..

우리아이처럼 수학엔 약해서 문과지원한다는 아이인데도 말이죠..

아..너무 긴장감없이 나태하게 하고 있었구나..싶어서 많은 후회가 생기더라구요.

우리아이는 이제 원 마무리단계고 그뒤 복습을 한 번 더 한 뒤 고등 예습 예정이었거든요.

선행과 심화를 몰라서 안한게 아니라...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못한거예요.

 특히 도형은 많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하고..

둘째도 있는데, 둘째는 심화와 선행 되고 있어요.

그냥 자연스레..물흐르듯 힘들어하지 않아서 별 트러블없이요.

둘의 성향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고민할필요도 없이 완전 문과형 아이라서 일찍부터 문과로 정했기에

대수파트는 쎈까지 풀리며 철저히 여러번 복습시켰지만,

도형파트는 개념원리정도에 쎈b단계 정도만 풀렸죠.

2학년 도형부터는 아이가 혼자했는데도, 내신은 잘 나왔길래 안심했는데

3학년 도형 들어가기전 체크해보니...닮음 정도만 좀 기억할뿐 나머지는 거의 기억못하더라구요.

1학년도형도 다시 체크해보니 역시나...삼각형의 합동 말고는 개념이 완전히 자리잡히지 않았구요

그래서 여름방학동안 도형 구멍 채우는데 많은 시간 할애했구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촉박해서, 2학기는 개념원리 1스텝까지만 풀고 복습을 다시하기로 했어요.

그런상태로 금요일부터 수학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해서

토요일, 일요일..남편과 함께 학원 상담을 다녔어요.

우선 내신이 좋다보니, 선행하는 반 기준으로 이야기하더군요.

근데...그 반 아이들은 이미 선행을 쭉 해오고 있었고,

더구나 수1, 수2를 동시에 나간답니다.

몇몇아이들은 미적분도 특강하고 있고..

뭐랄까..기가 팍 죽는 느낌..

위화감..

수십억 아파트촌 백화점에 허름한 차림으로 들어선 그런 기분..

아무래도 일반고 갈거고, 문과지원할거다..하니 별로 아이에게 관심을 안보이는 눈치고..

들어온다면 받아는 주겠다..이긴한데

뭐랄까...거기 보내도 우리아이는 들러리설것 같은 기분.

남편은 무조건 보내보자고..

고등수1은 별거아니니 추석연휴기간에 자기가 좀 보충해서 보내면 된다고..

제가, 그렇게 조금씩 여러 번 돌리는게 과연 효과적일까..의문을 표하니

막 짜증내면서 왜 안된다고만 생각하냐고..

자긴 아이가 잘 따라갈수 잇을거라고 생각한다고..열을 내고..

그리고 안된다해도 다른 아이들이 얼마나 빡세게 하고 있는지 경험해보면

자극받아서 더 열심히 하지 않겠냐고..

근데 제 생각은

그런 경험을 시키려고 최소 한 달을 허비하기엔

지금 이 시기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과연 중학교 복습 놓치고, 차분히 고등 공부계획 세울 시간에

그렇게 아이를 무지막지한 학원 스케줄에 던져 놓아 얻는 경험이

더 가치가 있는건지..

오히려 더 좌절감 생기고 그 후유증에 차분히 나름의 공부계획 잡기 힘들어지면 어쩌나..싶고요.

더 중요한건, 이과를 지워할 계획인, 수학에 뛰어난 아이들 속에서

그 스케줄따라서 수학에만 올인하다가

영어나, 국어를 대비할 시간을 놓치게 될듯한데 그게 현명한건지..싶기도하고..

그렇게 수학에만 올인하는 시간중 반의 반 정도만 할애해서

국어도 선행을 좀 하면 수학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성향의 아이인데 말입니다.

만일 학원을 다니게 되면...오로지 수학에만 집중해야할것 같아요.

다른 아이들 진도 따라잡기위해서..

남편은 기꺼이 따라잡게 주말엔 수학잡고 본인이 보충시키려 할듯하구요.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그냥  선행을 인강들으며 수1정도 제대로 하는 걸 목표로 하면 안되는 건지..

꼭 중3내신, 수1, 수2 왔다갔다,  그렇게 복잡하게 해야하는건지..

제 생각엔 수1을 제대로 하는것도 굉장한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할듯 하거든요.

남편하고 괜히 갔구나..  후회도 되구요..

남편이 귀가 얇다는걸 잊었구나..싶은거죠.

그냥 조용히 저 응원해주며  지원해주던 사람인데

갑자기 학원상담하고 오더니...너무 돌변..

아이에게도 막 강요하듯 큰소리치고..

진도 체크하고..아이 울고..난리..

전 그동안 체력이 약한 아이라 피곤해하면 재워가면서..

영어 더 하고 싶다하면 그거 존중해주면서..그리 해왔는데

갑자기 내신도 이제 다 필요없으니 시험공부 다 때려치우고

학원진도 맞추기위한 선행나가자고...

문과라도 수학 중요한거 잘 알구요..

나름 고등 수학 로드맵에 관한 강의도 웬만큼 들어서 좀 아는 편이예요.

적어도 남편보다는 훨씬 더..

중등수학 적어도 다시 되돌아볼일은 없도록 복습에 충실해서

적어도 대수파트는 아이도 자신있어 하구요..

오늘 대형학원 레벨테스트 보러가기로 했어요.

가내신부터 묻더니, 그럼 와서 레벨테스트보자고 하더군요.

아이는 보겠다고는 합니다.

근데 이제 학원은 안가고 싶어 졌다고.

(그전에는 학원경험도 하고 싶다고 가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알아봤고..)

참..뒤늦게 이게 무슨 난리인지..싶네요.

입맛도 없고, 살림도 엉망이고

남편과 밤늦게까지 다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