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무늬만 여자입니다.

대바늘 뜨기 코바늘뜨기 옆에서 봐도 모르는 눈썰미 꽝인 똥손 입니다.

책읽고 그냥 애들하고 노는것만 하고

살림도 꽝이고

어릴때도 동네 남자애들하고 칼싸움만 하고

완전 선머슴인데

결혼한게 신기할 따름이지요.

그러니까 결론은 저는 요즘 말하는 똥손인데요.

주절주절

그런데 아이가 오늘 얼굴이 노래져서 집에 와서는

"엄마

엄마는 실뜨기 할줄 알지? 엄마한테 배우려고 집에 얼른왔단 말이지"

"오호호호 뭐라구? 무슨 실뜨기는? 다 파는데 왜?

"엄마 수행이야"

어허허허허허허헣

그래서 유튜브를 틀었더니 있네요.

실뜨기

봐도 모르는 소리

점심시간에 여학생들이 뜨는걸 봤는데도 뭔소린지 남학생들 눈만 꿈벅꿈벅 하다가

그냥 축구했답니다.

아이는 초6 이고요.

이래서 엄마들이 중등 고등 수행평가 때문에 남중 남고 보낸다 하더만

이게 그 수리였군요.

정 안되면 집근처 뜨개방 가서 배워야 겠어요.

아 증말

전 대패질이랑 도끼질은 기똥차게 하는데

가전제품도 잘 고치고

컴퓨터 수리도 하고

힘도 천하장사인데

바느질

뜨개질

이런거 봐도 모르겠어요.

남자로 태어날걸 잘못 태어났나 봅니다.

괜시리 애들한테 미안해지네요.

뜨개질 못하는 엄마

유치원때 무슨 필통인가 만들어오라고 해서 식겁잔치 하다가 웃수선가게 가서 부탁 했는데

우리애가 왼손잡이라 알아듣기 더 힘든건 아닌가 싶어요.

(그건 별로 상관이 없나?!)

근데 방학이 다가오는데 그냥 하는걸까요?

이거 수행일까요?

아이는 수행이라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