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 예비 고1 입니다.

남학생이고요.

그냥 순하고 평범하고

유치원때 제일친하던 친구가 유치원 버스에 치여 죽는걸 눈 앞에서 봤어요.

그 아이 가방을 잡아당기며 울며불며 친구 구하겠다고 매달렸는데 끝내  그 친구는

저희애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한동안 말을 못했었어요.

죽은 아이의 아빠가 어깨를 대동해 유치원에 와서 선생님들을 때리는걸 눈앞에서 보고 또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을 때리지말라고 막았고

그 와중에

그 아이의 아빠는 저희 아이한테 "너의 제일 친한 친구를 죽인 선생들인데 그 편을 드는 너도 미친새끼다"

그 말을 듣고는 아이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리고 그 다음번으로 짝지가 된 여자아이가 친했는데 불치의 병에 걸렸고 다리를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얼마 후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이는 또 한동안 말이 없다가

어느순간 놀때 혼자 놀때도 다른아이들이랑 놀때도 다른 아이들 것을 챙겼습니다.

죽은 아이들 이름과는 달랐습니다.

저는 충격으로 그러는가보다 싶었는데

잘때마다 악몽을 꾸고 식은땀을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크면서 점점 나아졌고 잊은듯 했습니다.

중1때

친한친구 1명이 5명한테 맞아 죽었습니다.

친한 형아도 1명 13명한테 맞아서 죽었습니다.

아이 학교를 많이 쉬게 했습니다.

공부가 중요한게 아니라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계속 집에서 책만 봤어요.

저는 아이가 볼책을 미리 보고 혹시나 죽음이나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치우다가

어느날

아이가

"엄마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하네요.

세월호 뉴스를 보고 학교가기전 아침에 봤어요.

아이는 주저앉아서 엉엉 울었습니다.

학교를 그만 두어도 좋다고 했지만 아이는 끝까지 다니겠다고 하더군요.

다른 좋은 친구들도 많아서

중2때

다음날 만나기로 한 친구가 자살을 했습니다.

같이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아이는

자기랑 친한 아이는 다 죽는것 같다고

친구 사귀는것을 그만두고

적당한 선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3

아무일 없이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요즘 청문회를 보고 세월호 진실을 유튜브에서 보고

친구들과 연관이 되는지

저번주부터 땀을 흠뻑 흘리며 잠에서 깹니다.

중1때 심리치료를 했습니다.

어제는 자면서 울고있는걸 아이아빠가 물먹으러 가다가 보고는 깨웠습니다.

덩치만 컸지 이불을 들고 저한테 와서 같이 잤습니다.

꿈에서 죽은 친구들이 시커먼 얼굴로 피투성이가 되서 나와서 같이 가자고 했답니다.

친구를 때린 아이들이 나와서 자기도 죽이려고 했답니다.

아이나 저나 시간이 많이 지나야 겠지만 다시 치료를 시작할까 합니다.

어려서 점차 잊기를 바랬는데

요즘 친해진 친구가 유치원때 죽은 아이랑 이름이 똑같아서

혹시나 안죽고 살아있었던건 아닐까 싶어서

그 이름이 똑같은 아이를 혼자서

이리보고 저리보고 했는데

많이 닯기도 해서

하지만

아니더라 .

너무 친구가 보고싶다.

아이가 자고나서

저도 한참을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잊고 벗어난 줄 알았는데

한번씩

지나가다가 친했던 친구의 엄마를 보면 아이는 얼른 숨습니다.

이유는

그 엄마가 자기를 보면 그 친구가 얼마나 보고싶겠냐고

전에 학원 갔다가 오는데

뒤를 돌아보니

그 아이 엄마가 넋을 잃고 자기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는걸

보았답니다.

아이가 절대로 이사를 가지 않겠다고 해서 가지 않았는데

이사도 고려해 보아야 겠습니다.

시간이 한참 흘러야

얼마나 흘러야

다른 사람들은 한번도 겪기 힘든 일을 우리 아이는 너무 많이 겪었어요.

가해자 아이들과 부모들은 웃고 떠들면서 잘 살고 있더라구요.

친했던 아이들 중

심하게 맞은 아이 한명은 정신병원에 있습니다.

퇴원했다가 다시 입원했다네요.

남은 아이들

친구의 죽음을 경험한 아이들은

괴롭게 살고 있습니다.

엄마인 저도 마찬가지구요.

이제는 그 이쁜 아이들을 마음속에 그저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싶은데

한참 시간이 흘러

이글을 씁니다.

혹시나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다른분들이 보고나면 마음이 안좋을 수도 있고 괜히 불안감 느끼실까봐

만약 그리 생각되시면 댓글 남겨 주세요.

지우겠습니다.

밝음으로 나갔으면 합니다.

우리 아이가

이제는 그만 아파하고

저도 그만 아파하고 싶어요.

좀 많이

아니

아주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