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정말 심한 말라깽이였어요

위장이 약해서 늘 입맛도 없고 소화도 못시키고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았어요

배만 고프지 않으면 안먹고 살고 싶을 정도였어요

배가 부르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고요

비만이 되어도 좋으니까 남들처럼 음식 맛있게 먹고 소화 제대로 시켜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조금만 조심하지 않거나 외식을 하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해야 하는 것이 일상 생활을 너무 불편하게 했거든요

회사 그만두고 육아 끝날 때까지 그런 상태여서 출산 후에 살도 다 빠졌어요

그러다가 아이가 초등학생 되고 육아 스트레스도 없어지고 사회 생활도 안하면서 마음이 편해지고

운동도 하고 한약도 먹으면서 내 몸 돌볼 여유도 생기면서 살이 찌기 시작했어요

주변 사람들은 지금이 훨씬 보기 좋다고 할 정도니 예전에 내가 정말 심하게 말랐었구나 생각해요

지금도 스트레스 받을 일 생기면 바로 화장실 직행하고 입맛이 거짓말처럼 뚝 떨어지고 안 먹어도 배가 안고파요

그러다가 문제가 해결되면 폭풍 식욕이 오네요

그러다 보니 생애 처음으로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저녁을 줄여서 먹기도 하고 배고픔에 괴로워하기도 했어요

두가지 경우 겪어본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고 위장 튼튼해서 다이어트 걱정하면서 사는 것이 훨씬 행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