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재수 실패하고 학고 맞은 대학으로 돌아가게 됐어요.
여러가지로 심란합니다.
남편과는 결혼을 말았어야 할 사람인데
무슨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하게 된 거 같고
이미 여러 난관을 예감하지 못했던 바 아닌지라
그래도 열심히 잘 살려고 최선 다 했었는데
남편은 타고난 성정, 자라난 환경 등이 정상적이지 못한 사람이라
저도 남편을 놓기로 했습니다.
결혼 후 친정 부모님도 일찌기 돌아가셨고
남편은 의지할 사람이 못 됐고
맘 여린 제가 그래도 낳아놓은 아이 때문에라도
온힘 다해 책임감있게 바르게 산다고 살아왔건만
삶이 버겁고 어디론가 도망이라도 가고 싶습니다.
아이가 비뚤어 안나갔던 것만이라도 감사해야할까요.
제가 몸져 눕지 않았던 것만이라도 감사해야할까요.
붙들었던 인연의 끈들이 모두 썩은 동앗줄이었던지라
붙잡곤 항상 나락으로 떨어졌었기에
이젠 저혼자 가슴앓이하고 발버둥칩니다.
가슴 속 얘기들 다 풀어놓지 못하게 되는 게
어른이 되는 걸까요.
다 놓아버릴 수도 없고
어디로 갈지도 모른 채
최선은 다해왔건만 후회만 겹겹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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