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남편이 외도한걸 알게된 후 폭풍같은 시간을 보냈었네요.
이혼을 하네마네... 상간녀소송을 하네마네...
정말 남편의 밑바닥까지 다 알아버린 그때 일은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납니다.
참 많이 아팠었고 힘든 시간이었는데 어찌어찌 이렇게 또 살아지네요.
상담소 찾아가서 상담받으며 겨우겨우 버텨낸거 같아요.
남편도 나중에 정신차린것인지 본인 살겠다고 그런것인지 모르지만 함께 부부상담도 다녔었구요.
그러면서 남편은 조금씩 달라지더라구요.
전과 다르게 나를 대하고 집안일도 신경쓰고 아이들에게도 관심갖고...
그래서 제가 나아졌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때는 딱 한가지 생각뿐이었어요.
내가 힘들어 죽겠어도 우리 애들은 절대 모르게 하자. 애들이 알면 그 후의 일은 내가 감당할 자신이 없을거 같았어요.
아이들이 받을 여러 영향들을 생각안할수가 없어 힘들게 정신줄 붙잡고 버텼네요.
그러다보니 주위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친정도 시가도 친구도 그누구에게도...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왜 갑자기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는게 억울하게 느껴질까요?
한편으론 아무도 몰라서 정말 다행이다 싶은데 다른 한편으론 내가 다 참고 사는데 그 힘든 걸 겪고도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는거 같아 특히 시가식구들이 모르는게 너무 억울해서 한번씩 올라와요.
가끔 머리속에서 한번씩 다 터트리는 상상을 해요.
아무것도 모르는 시부모는 늘 자식 자랑에 집안교육 운운하시는것도 듣기역겹고 눈치없는 시누이 시동생들 자기 식구들만 최고라 생각하는데 정작 그 자랑인 장남이 사회적 지탄받을만한 바람을 피웠다는걸 알면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합니다.
지금껏 문제없이 편안하게 살고 있는게 다 내가 침묵해서인줄도 모르면서 지들끼리 잘나서 그리 살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게 요즘들어 왜이리 꼴사나운지...
남편이 정신차리고 잘하면 그걸 봐서라도 용서하고 덮어주는게 맞을까요?
이제와서 시부모에게 말하는건 다시 분란만 일으키고 그로 인해 내속이 시원해지긴 할테지만 한편으론 또 속 불편해지겠죠?
다시 이 시기가 지나가면 괜찮아질런지 말안한게 후회로 남을런지...모르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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