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정이요.... 제가 제맘 편하자고 맘을 바꿔서 좋게 좋게 잘 지내는거지 사실 친정엄마에 대한 좋은 감정이 별로 없어요. 돌아가신후에 자주 찾아뵙고 살갑게 굴지 못한거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게 하자는 맘으로 여지껏 안부전화도 한다고는 하고 친정언니들하고도 만남도 자주 갖고 그랬어요.
원래, 어려서부터 딸셋에 막내인 저를 이뻐도 하면서 챙겨도 주시긴 했지만 부부사이가 안좋았던 아빠를 빼다박았다는 이유로 아빠를 미워할때면 어린 저도 같이 미워하고 그랬던걸 어린나이였지만 스스로 눈치를 채고 경험했던거 같아요.
저도 언제부턴가 내가 왜 아빠를 닮아서 그럴까 스스로 자책도 많이 하고.... 그래도 뭐 딱히 아빠를 닮았다고 제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거나 인물이 자매들중에 제일 못났다거나 그러진 않는데 말이죠.
딸셋중에 저만 정상적으로 잘 살아요. 좋은 사람 만나서 아들 낳고 잘 사는데 반면 위에 언니들은 결혼에 실패했고 사별도 했고 그래요.
그 중에서 엄마가 유독 본인 닮았다 자부하는 작은언니한테 애정을 많이 쏟아요. 작은언닌 혼자 대학도 나왔고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고.... 몇년전 형부가 돌아가셨어요. 물론 살아계실때도 둘이 사이가 좋진 않았어요. 이혼얘기가 서로 오고가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언니 형부 돌아가시면서 유산도 어마어마하게 물려받았고 본인 경제력도 있고 저같으면 불쌍할게 없는데 형부 가고나니까 엄마가 더 바짝 언니한테 신경을 더 많이 쓰고 계세요.
제아들이 친정이 있는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요. 친정에서 불과 자차로 20분거리 원룸에서 자취를 하죠. 복학하고 올초 3월부터 자취를 하는데 자취방 얻으러 다닐때도 관심도 없고, 당신손주 자취하는데 이제껏 한번도 들여다보질 않으세요. 혼자서 잘 지내나 먹는건 어찌해서 먹나 궁굼해 하지도 않으세요. 큰언니 딸이 얼마전에 독립한다고 해서 원룸얻어서 나갔는데 그땐 아주 발벋고 나서서 이것저것 다 챙겨주셨으면서요. 그저 가끔씩 만나면 애한테 한심스럽다는 듯이 훈계나 날리시고(지방대 다닌다고 한심하다 그러시는 듯해요- 제 자격지심 아니구요) 잘한다 잘할거다 응원한마디 없으세요. 물론 저 어릴때도 그랬어요. 항상 작은 언니만 공부잘한다 편애만 하시고...ㅠㅠ
이번 주말에 애가 자취방으로 다시 짐 싸서 가는 날이에요. 저희 부부도 마침 다른 볼일도 있고 해서 아들이랑 같이 내려갈 참이었거든요. 근데 어제 엄마가 전화를 하시더니 어떻게 작은언니 생일인줄 알고 내려오냐고 그래요. 전 몰랐거든요. 서로 각자 생일 챙기다 안챙긴지 좀 되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시길래 제가 좀 서운하더라구요. 엄마는 제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시는데 큰언니 생일에는 가까이 사니까 미역국도 끓여다 주시고 작은언니 생일에는 꼭 같이 만나서 밖에서 외식하고 그러시더라구요. 제가 시간이 안될거 같아서 싫다고 하니까 형부 돌아가시고 언니 혼자 있는데 좀 같이 챙기면 안되냐고 하시는데 언니 생일 챙기는건 형부 돌아가시기 전에도 그랬던걸 엄마가 기억을 못하시는 거거든요.
저같으면..... 이번에 당신손주 짐싸서 다시 내려오면 2학기부턴 어찌 지낼까 빈말이라도 걱정이라도 하면서 궁굼해라도 할텐데 뭐 그게 대수라고 애만 혼자 내려오면 되지 부부가 같이 내려오냐 내려오는 김에 마침 잘됬다 작은언니 생일인데 다 같이 모여 밥먹고 축하해주자 그러시네요. 제가 이번엔 우리가 시간이 좀 촉박할거 같다. 내려가서 우리 볼일도 보고 애 자취방 청소도 해주고 마트가서 필요한거 장도 좀 봐주고 그래야 되서 시간이 없으니 그냥 엄마랑 언니들이랑 같이 드셔라 했더니 저보고 또 삐질게 뭐가 있어서 그러냐시네요 어이가 없어서 그냥 아니다 라고 말았네요.
딸셋중에 저만 결혼해서 엄마 속 안썩이고 이제껏 잘 살고 있구요... 사위없는 집에서 제 남편 큰일있을때마다 사위노릇 잘 하고 있구요 제 아들 비록 공부에는 소질이 없지만 조카 누구처럼 어릴때부터 돈때문에 말썽부리지도 않았구요 조카 누구처럼 부모고 뭐고 저만 아는 이기적인 아이 아니구요 저한테는 한없이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식인데 애만 보면 마치 한심스럽다는 듯이 대놓고 공부좀 하느냐 자격증은 준비하고 있냐 알바는 하느냐 그렇게 대하시는게 너무너무 못마땅합니다.
그동안 부모 돌아가신후에 후회없이 자주 들여다보고 얼굴보여드리자고 생각하고 바꾼 제맘이 후회스럽네요. 이제부턴 엄마고 뭐고 다 소용없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제 가족만 소중하니 제 가족만 챙기기로 했어요. 그동안 서운한게 쌓인게 많았던거지 제 속이 좁은게 아니란걸 엄마가 알던 모르던 어디 두고 보자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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