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해준게 뭐가 있어 하루종일 누워서 핸드폰만 하면서"

아들의 말에 그녀는 서러움이 밀려왔다.

한게 없는사람.

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

이가정을 위해 그녀가 정말 한게 없는 걸까?

그동안 그녀가 최선을 다한다고 애쓴 것들은 어디에 있고 그녀가 한게 하나도 없다는 소리를 아들에게 듣는 걸까?

그녀는 아이둘을 키웠고 단 한번 눈 돌린 적없이 이가정만을 위해 살았다. 잡장만 했고 아이들 사교육최소화하고 공부잘하는 아이들 만들었다.

남편의 몇가지 사고도 잘 참아내고 견디어 해결해 왔다. 남편은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갔다.

그런데 아무것도 한게 없다니

그러고 보니 저말은 그녀에게 익숙했다.

그래 오래전에 그 말을 그녀는 남편에게서도 똑같이 들었었다.

둘째인 아들을 낳고 얼마 안되었을 때였다. 툭하면 집안 꼴이 이게 뭐냐고 집 구석수거을 돌며 검사를 하고 다니 던 남편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으면 특히나 그녀의 살림살이들을 보며 타박을 해대었다.

그녀는 갓난 아기인 아들을  안고 밥하고 빨래하기도 버거웠다. 더우기 그녀는 영어 과외를 하고 있었다.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 공부를 해서 수업준비를 해야 가르칠 수 있었다. 딸아이 공부도 봐주어야 하고

체력이 많지 않은 그녀에게 하루 종일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을 틈이 없었지만 집안 꼴은 그가 탓을 할 만했다.

그녀또한 그것이 오롯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그가 소리질러가며 화를 내어도 때로 참다참다 그녀도 한 소리 할지언정

참아 내었다. 그녀의 아이들이 보기 있기에 그녀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녀는 그에게 도우미를 불러야 겠다고 했다.

그때 그가 말했었다.

" 니가 하는게 뭐가 있다고 도우미니?"

니가 하는게 뭐가 있다고

니가 하는게 뭐가 있다고

니가 하는게 뭐가 있다고

그녀에게 그말은 내내 가슴에 박혀버렸었다.

그리고 점점 그녀는 자신이 하는게 없는 사람인가보다 싶어졌었다.

그녀는 그녀의 엄마가 외모도 자신도 안꾸미고 오롯이 자식키우고 절약하는 것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것을 보고 컸었다.

그녀는 자신도 그렇게 자식만 열심히 키우고 절약해서 집장만 하면 남편이 인정해주고 행복해 질 줄 알았다.

그런데 남편은 이상히도 그녀가 그럴 수록 그녀에게 화를 내고 그녀를 함부로 대했다.

그래도 그녀는 아마도 덜 열심히 살아서 인가보다고 더 열심히 살고 그를 이해하기 위해 부모교육 상담을찾아다녔다.

가족을 더 이해 하라기에 그녀는 사춘기인 딸과 그를 더욱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점점 더 그녀가 그들을 이해하고 변화하려고 애를 써도 딸아이는 끝내 끝까지 멀리 갔었다.

딸아이가 돌아 온 것은 아마도 생계가 힘들어서이지 않을까?

어쨌든 딸아이 입에서도 저말은 자주 튀어나왔었다.

" 엄마가 되가지고 해준게 뭐가있다고"

이상히도 딸아이가 한 말은 귀에 박히지 않았다.

아마도 딸아이의 증오섞인 저것보다 수백배 쎈 모욕이 많았기에 저 정도는 상처가 되지 않았었나보다.

그래도 그 때마다 그녀는 폭풍 눈물을 쏟았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제 아들이다.

엄마가 해준게 뭐가있다고

코로나바이러스로 학교를 안가니 하루세끼 밥해줘야 하는 아들이 더 맛있는 밥을 안해준다고 하는 말이다.

아들에게 입장바꿔서 넌 공부도 하나도 안하고 하루종일 유튜브만 보냐고 하면 어떻겠냐고 그의 말이 틀렸음을 안려주고자 했으나

아들은 끝내 자신의 말을 거두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해준게 없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

아들이 그의 말을 거두기 보다 아들이 굶고 있을까봐 아무것도 해주는 게 없는 엄마 되기가 더  사실은 힘든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세사람. 그녀가 가장 정성을 들인 세사람.

그 사람들에게 그녀는 하는게 없는 사람일 뿐이다. 잉여인간.

그렇다. 그녀 스스로 결혼하자마자 직업을 던져버렸고

결혼 후 했었던 많은 강사직은 가정의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육아에 방해가 안되는 선에서 만 했었다.

아무도 이렇게 하라고 강요하자 않았다.

놀이 공원에 가면 놀이기구 타기보다 줄서는게 더 즐거웠다.

오기 귀찮아 하는 듯한 남편의 눈치를 봐가며 아이들 남편을 위해 다음.다음 탈 놀이기구의 줄만 하루 종일 서고도

그녀는 그들이 놀이기구 여려개 타는 것을 보고 기뻤다.

괜찮다. 어차피 별 능력도 없던 그녀이니 이렇게 살았던 것도 괜찮다.

허나 그녀가 산 삶을 아무것도 한게 없다라니.

요즘 특히 이 남편과 딸은 공개 석상에서 그녀를 디스할 때가 많다.

남편이 무리 말도 안되게 아들을 야단치거나 소리쳐도 그녀는 아이들 앞에 남편을 무안 주지 않으려 애써왔다..

아빠의 자리를 높여주어야 한다고 그녀는 생각했었다. 아마도 그녀가 자라며 그녀의 부모모두가 서로를 아이들에게 칭찬하는 걸 보고 자라서 였을지 모르겠다.

최근에도 그녀는 남편이 아들을 필요이상으로 혼내었을 때 아무말 안하고 아들이 방에서 나가고 난 후 한참있다가

그에게만 조용히 말했다. " 심했어"

그런데 아무리 마래도 남편과 딸은 시부모님 앞에서 아들 친구들 앞에서 이 엄마 탓하기를 조금도 꺼리낌없이 한다.

주저 없이 바로 .

그녀는 사위 며느리 앞에서도 그녀를 온 가족이 타박하고 꾸짖는 상황일 때 자신이 얼마나 비참할지 벌써 걱정하고있다.

그녀는 그녀도 남편과 딸처럼 그들이 잘못할 때마다 그자리에서 바로바로 지적하고 야단치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여긴다.

그랬어야 그렇게 더 싸웠어야 그여를 함부로 눌러도 되는 사람으로 그녀를 취급하지 않았을 거라고 여긴다.

그녀는 맘이 아프다. 아들이 굶을까봐

아침 아들 깨우며 이불속에 꼭 끌어 안아주면 좋아하는 아들이 많이 그립지만

아마도 아무것도 한게 없는 엄마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몇일은 더 아무것도 하는게 없는 엄마여야 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