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해요.
가끔이라도 지속해서 본 사람 얼굴은 당연히 기억하는데,
한 두번 본 사람은 기억을 못 해요.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스쳐지나는 짧은 대화도 나눴는데도요.
제가 어느 단체에서 들어갔는데
거기 들어갈 때 면접을 봤었거든요.
지금은 거기 소속된 사람들 얼굴 다 아는데요.
면접 때 이 집단에 소속된 두 사람이 면접관이었는데,
그게 소속된 사람들 중 누군지가 기억 안나요.
제가 어떤 사람을 모를 때 보면,나중에 그 사람을 알게 돼도
그게 그때 그 사람이란걸 몰라요.
그 사람이 특별히 예쁘다거나 특별히 못 생겼거나 아주 개성있게 생긴 사람 아니면요.
옷이나 악세사리 등 사람들이 치장한 것도
그 사람이랑 한 시간 넘게 얘기했어도,
돌아서 가고 있을 땐 그 사람이 무슨 옷을 입었었는지
귀걸이를 했는지 목걸이를 했는지 몰라요.
저는 자동차도 이게 무슨 자동차인지 구분을 못 해요.
승합차인지 버스인지 일반 자가용인지,
흰색 차인지 검은색 차인지만 구분해요.
그게 벤츠인지 다른 차인지 마크 보고는 알아도
모양 보고는 몰라요.
제가 운전을 못 해서 가끔 지인들 차를 얻어 탈 때가 있는데,
그 차에서 내려서 집까지 걸어들어오고나선
그게 어떤 색 차였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특별히 튀는 색상이 아니라면요.
길눈도 어두워 남편 말로는 가본 길이라는데
저는 처음 가보는데 같구요.
음식점이나 가게들도 단골로 자주 갔거나
제가 가자고 해서 간데가 아니고
같이 있던 사람의 선택에 의해 간 곳은
한번 갔다오고 두번째 갔을 때도
처음 간 곳 처럼 느껴져요.
위의 모든 일들이 젊었을 때 부터 그랬어요.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고
평균 이상 아이큐에 인서울 대학 나왔거든요.
누군가가 했던 말이나 노래 같은건 기억 잘 합니다.말에 관한한,스쳐지나듯 얘기한 것 까지 잘 기억해요.
그건 몇 십년 지난 것도 기억해요.
저 왜 이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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