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020-02-01 pm 9:42:00
175.--.48.184
몸 건강하고 돈 있고 식구들 문제 없으면
뭐든 하고 싶은거 하면 되지요.
저는 그 세 가지가 다 안되네요.
항상 하고 싶은건 많았는데,
뭘 하려하면 식구들 문제 생겨서
거기 신경 써야 했고,
또 뭘 하려니 아픈데 투성이었고,
게다가,이제는 돈까지 없는데 나이도 많아져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우울할 뿐이네요.
알바몬 알바천국 매일 뒤지는데,
돈이 없는데 나이도 많고 건강도 매우 안 좋고
식구들도 하루가 멀다하게 치닥거리해야 하는 등,
어느 하나도 온전하지 않으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ㅠㅠ
저도 옛날에 저 중 한두 가지 없었을 땐
그것 때문에 못 한다 생각했는데,
지나보니,그땐 가족들 문제 있었고
(지금도 문제 있고)
건강하진 않았지만,
지금보다 젊었고
궁핍한 정도의 경제력은 아니었기에
지금보다는 할 수 있는게 있었을텐데,
무언가 시도하는게 겁이 나기도 했고,
이건 싫고 이런게 좋고 가리는게 있었던거 같고,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지도 않았던거 같아요.
내가 갖고 있는 조건들을 갖고 있을 땐,
당연하다 생각해 갖고 있단 의식도
못 했던거 같아요.
나이든 전업 오라는데 당연히 없죠.
젊은 사람들도 가만히 있으면 오라는데 없어요.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야 해요.
그리고,안 가리고 뭐든 하고
사회에서 깨지기도 한다는
각오도 있어야 하구요.
그냥 다 좋은데 심심해서 할거 찾는거라면
취미꺼리를 찾아야 하는건데
그건 얼마든지 있지 않나요?
80 된 저희 친정 엄마도
이거저것 취미생활 하며 사세요.
답글
  ***
2020-02-02 pm 3:02:00
121.--.131.106
님 친정엄마의 열정은 어디서 나올까요?
그 연세면 아무것도 재미없고 다 귀찮을것 같구만..
부럽고 신기해서 좀 알고 싶네요
  ***
2020-02-02 pm 3:45:00
175.--.48.184
젊으셨을 때 부터 꾸준히 많이 걸으셨어요.
지금도 많이 걸으시고
간단한 운동도 꾸준히 하셨구요.
식사 잘 하시고요.
젊어서부터
뭔가 하고 싶은게 많으셨던 분이예요.
그래서,지금은 시에서 하는 노인복지관에서
한자도 배우시고,세계사 수업도 들으시고요.
오카리나도 배우세요.
오카리나는 공연도 가끔 하시고요.
책도 보시고 시창작 강좌도 들으셔서
거기서 강의 받으신 분들과 함께
시집도 내셨어요.
출판된건 아니고,
거기 같이 시 배우시는 분의 자제분이
인쇄업을 하셔서
노인복지관에서 시창작 강좌 들으신 분들의 시를 모아 책처럼 만들어 주셨데요.
저희 엄마가 키가 크고
몸매가 호리호리한 편인데,
몇 년 전에는 노인옷 패션쇼 하는데
모델로도 무대에 서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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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2 pm 8:33:00
121.--.131.106
ㅜㅜ
역시 체력이 의욕이 되고 원동력이 되는 것 같네요
아래 심심타령 한 맘인대요
저는 참 운동이 싫은데 님 말씀 들으니 이걸 그냥 넘길 일이 아닌것 같네요
어머니 앞에서 만사의욕 없던 제가 참 부끄럽고 정신이 번쩍 드네요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확 와닿아요
2  ***
2020-02-02 pm 12:04:00
116.--.123.25
현실을 수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나이 40대후반에 사회생활을 위해 그동안 쌓은 경력이나 실력이 딱히 없다면,
현실적으로 사회활동을 한다는 게 봉사 아니면 단순노동 외 다른 일을 찾기는 어려워요.
원글님 글 뉘앙스로 봐서는 남들 보기에 뭔가 폼나는 일을 원하는 것 같아서요.
자신이 갖춘 능력과 생각하는 이상의 갭이 너무 벌어지면, 스스로 불행감을 만들어내게 되거든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좋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이미 많은 것들을 가진 분인데요.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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