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형님이 저희 결혼식이랑 아버님 장례식 부조금 가져다 썼다는 글 썼던 사람입니다.

좋은 댓글에 위로받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근데 다시 마음이 어지러워져 또 속풀이해봅니다.

사실 그럭저럭 잘 나가던 남편이 2년 넘게 실직인 상태입니다.

저도 지병이 생겨 오래전 직장을 그만둔 상태고요.

집안내에서 유일하게 대학 나오고 서울서 직장 다닌다고

못 살고 못 배운 시댁 부모형제한테 엄청나게 베풀었는데

지금은 어려워져 예전처럼 퍼주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시골 시집 형제들은 백수였다가 지금은 자리 잡았습니다.

자리 잡은 배경엔 우리 부조금 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한테 빌려가고 받아간 돈까지 참 이상한 형태로 꿀꺽한 것도 있습니다.

어쨌든 부조금이든 빌리고 받아간 돈이건 다 좋은데

형님이란 여자가 챙길 것 다 챙겨서 그런지 어렵게 살다 여유 좀 생겨서 그런지 갑자기 사람이 이상해지네요.

며칠 전에도 전화해서 자기가 전화하지 않으면 동서는 생전 나한테 전화하는 법이 없냐,

시골 내려와서도 요즘은 왜 그렇게 사람 불편스럽게 만드느냐 가시돋힌 말 하더군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간이라도 내줄듯 치켜세우며 너무 고마운 동서라더니 말입니다.

저희 집 상황이 예전처럼 좋으면 그 사람들 인성이 한심하다고 무시하겠는데

그 촌에서도 하류로 살던 못살고 못배운 시골사람들인데 인성까지 쓰레기 같으니 

그동안 "다름"과 "생활의 수준차"라고 합리화시키며 맞춰주고 떠받들어준 세월이 너무 서럽네요...

너무 기우는 결혼이라고 주변에서 많이 수군거려도

사람들만 착하고 내가 노력하면 충분히 잘 살 수 있고 더 욕심낼 것 없다고 믿었는데...

20년 동안 시부모한테는 안부전화해도 형님한테는 특별한 일 없으면 전화하지 않았는데

우리집 상황 어렵고 우환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새삼 자꾸 전화해서 안부전화 안한다고 타박하는지 화가 나요.

지난번 전화할 때 보니까 단단히 벼르고 있는 것 같던데

이번 추석에 내려가면 또 얼마나 갈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