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노인들이 집결하는 몇몇 곳이 있죠.

그 중 종로3가요. 그 곳에 볼 일이 있어 들렀다가 페스트푸드점에 들어갔었어요.

그런데...정말 뭐랄까 위화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패스트푸드점 안이 꽉 찼는데, 전부 노인들이더군요.

할아버지들로 말이죠.

싼 커피나 콜라, 아이스크림 하나 시켜놓고 혼자앉아 우두커니 눈만 껌뻑이며 주변 사람들을 맥놓고 쳐다보는이부터

과거나 정치얘기하며 목청 높여 대화하는 무리들까지

모두가 전부 노인들이었어요.

그 패스트푸드점에서 일부러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조명을 일부만 켜 놔서 어두침침하고 칙칙하기까지...

음료 한잔 시켜놓고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분들이 대부분인것 같았네요.

저도 이제 곧 늙은이가 되려는지, 요즘따라 노인들 모습을 보기가 싫기까지 합니다.

그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기도 하구요.

대형병원이건 동네 개인병원이건 간에 진료실 의자를 한가득 차지하고 있는 노인들부터

입원실 대부분을 차지한 노인환자들까지..

최근 몇년전부터 제 시부모가 사는집도 분위기가 좀 이상해졌어요.

뭐랄까...적막하고, 고독하고, 음울한 분위기라고 할까요.

모든것이 정체되고, 먼지가 쌓여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냥 그대로..영원히 멈춰버린 느낌요.

그런 분위기가 싫어서 집엔 안들어가고 외식과 나들이만 하다가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노화에 대한 거부와 슬픔이랄까요.

전에 없이 자꾸만 노인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예전같으면 정겨운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안타깝고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만 있었는데

지금은...노년과 가까워질수록 음울한 실체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불가능하겠지만 피하고싶기까지 합니다.

늙는게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