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맘 같지가 않아서 참 힘드네요.

전 남편이나 아들한테 최선을 다해서 잘한다고 하고 살았는데 어째들 두 인간은 그 모양인지 정말 얼굴도 목소리조차 듣기 싫은 요즘입니다.

형편이 어렵진 않아도 아들 과외한번 시키려면 여기저기서 많이 줄여가면서 모은돈으로 시키고자 하는건데 그런 사정도 뻔히 안다고 떠드는 놈이 과외쌤 가시면 그걸로 끝이고 책이고 뭣이고 들여다 보는 꼴이 없길래 어제는 복습이라도 하고 문제라도 좀 풀어봐야 이해가 더 되는게 아니겠냐 했더니 자기도 과외받느라 힘들었다고 오늘은 그만 쉬겠답니다.

하루 8시간이상 밖에서 일하고 들어와 엉덩이 한번 바닥에 못대고 팔 걷어 붙이고 바로 저녁준비로 힘든 엄마도 있는데 어디서 그런 게으른 생각이 나는건지.....

고등1학년이 하루 영어단어 10개를 힘들어 합니다. 왜냐.... 그렇게 외워본적이 없으니 습관이 들질 않아서 입니다. 이제 좀 하자고 했더니 일요일날 반짝 10개 겨우 외더니 어제는 과외받느라 힘들어 그것도 못하고 그냥 누워서 핸펀이나 하고 있겠답니다.

남편이란 놈도 마찬가지 입니다.

천성이 게을른 놈이라 집에오면 밥먹고 드러누워 핸펀게임이나 하고 있습니다.

100킬로 넘는 거구가 나이는 먹어서 자기관리란 전혀 없고 갈수록 더 식탐만 늘어서 먹는걸 고등학생 아들하고 대결을 합니다.

어째 먹는게 아들만큼 못 먹겠다고 걱정이랍니다. 못 먹는게 당연한것이고 건강을 위해서 소식해야 당연한 것을 그런거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아들이 보고 배우니 교육상 퇴근하고 집에오면 핸편게임좀 하지말라하면 이 놈도 버럭 지랄입니다. 퇴근하고 자기가 도대체 뭘로 하루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냐고 이것도 못하게 하면 자기보고 죽으라는 소리랍니다.

어제는  울화가 치밀어 올라 밤 12시가 넘어도  도저히 잠이 오질 않길래 무작정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그냥 아무곳이나 막 걸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밤길이라 무섭고 어쩌고 그런 생각도 없이...낮에 그렇게 걸어다녀서 다리는 이미 퉁퉁 부었어도 그냥 막 걸었습니다.  그래도 결론은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어떻게 해야할지... 아들이랑 남편이랑 어떻게 하면 같이 잘 살수 있을지... 정말 결론이 나쁘게 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덜 맘 고생하면서 잘 살수 있을지 아무리 걸으면서 고민을 해봐도 결론은 없습니다.

공부를 하기를 싫어하는 아들을 억지로 내가 과연 어제까지 얼마나 끌고 갈수 있을지 그것도 걱정이고...

나이는 먹어서 점점 성격이 지랄맞아지고 속이 좁아지고 무식해져가는 남편을 내가 과연 얼마나 참고 살수 있을지도.... 요즘 정말 내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며 살고 있습니다.

힘듭니다 사는게 정말.....

그냥 아침에 눈 뜨는게 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