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과 20년을 살았는데요.
남자의 자존심,뭐 그런거 때문인지
자기가 잘못을 하고도 인정하질 않아요.
그냥 인정하지 않는 선이 아니라,
뭐 싼 놈이 성질 낸다고
오히려 자기가 화를 냅니다.
예를 들어,제가 쓰려고 모아놓은 어떤 것을
남편이 갖다 버렸어요.
저는 성격상 버릴건 그때그때 버리지
쌓아두지 않는데요.
제가 놔뒀다는건 쓰겠다는 의미지요.
남편에게 왜 갖다버렸냐 하니,
남편은,내가 그게 쓸 물건인지 어찌 알겠냐,
그게 뭐 대단한 물건도 아니잖냐,
니가 그러면 안 보이는데다 잘 두던가
안 버릴거라고 표시를 해놓던가 하지
왜 내 탓을 하냐,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거예요.
부엌에서 쓰려고 둔 물건,
부엌 선반에 두면 제가 잘못된건가요?
남편이 버릴지도 모르는 것까지 고려해서
어디에 꽁꽁 숨겨두거나
안 버릴거라고 일일이 써붙여놔야 되나요?
잘 모르면,버릴거냐고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뭐 실수는 할 수도 있어요.
그럼 잘 몰라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누가 더 뭐라 하나요~
그러면 그냥 넘어갈 것을
그렇게 집안이 떠나가도록
자기가 큰 소리를 쳐야 하냐구요.
한번은,
동생네랑 차타고 어디를 가기로 했는데,
어쩌다보니,남편 혼자 그 장소에 먼저 가 있게 되고,
동생네가 저랑 아이들을 픽업해서 가게 됐어요.
그런데,가는 길을 남편이 잘못 알려준거예요.
네비에는 안 잡히는 곳이었고,
00고등학교 골목으로 들어오면 된다고 그랬어요.
저희는 00고등학교 주변을 계속 맴돌아도
약속 장소가 안 나오길래,
남편에게 전화해 다시 몇번을 물었는데,
계속 00고등학교 얘기만 하는거예요.
한참 헤매다,
혹시 거기서 두 블럭 쯤 떨어져 있는
XX고등학교 말하는거 아닐까 싶어
그 쪽으로 갔더니
거기가 맞더라구요.
그날 차도 막히는데,엄청 헤매고 고생했거든요.
그런데,도착한 저희를 보자
남편이,그것도 못 찾아오냐고 핀잔을 주는거예요.
자기가 00고등학교 골목이라 하지 않았냐고,
그래서 그 쪽에서 헤매다 왔다고 하니,
그 정도 얘기했으면 척 알아듣고 찾아와야지
그것도 못 찾고 늦게 오느냐며
막 소리를 지르는거예요.
나 참~잘못 가르쳐줘서 고생한건 저흰데,
보통 그런 상황이면,
미안,내가 잘못 가르쳐줬나보네,
하고 말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그러면,그냥 그럴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데,
오히려 자기가 성질을 내니,
그냥 넘어갈 것도 싸움을 만드네요.
정말 20년 동안 이런 일들이 수백번 일어났네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지요.
하지만,그럴 때 자기가 잘못하면 인정 안 하고
오히려 성질만 내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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