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대학 졸업하고 알바만 하고 있어요.
자기 용돈 쓰고 소액 저축하는거 같아요.
집이 그냥 평범한 중산층입니다.
서울에 대출 낀 자가 있고,
다른 빚 없이 애들 공부 시키고.
그런데,남편이 좀 돈 가지고 식구들을 컨트롤 하려고 하는 경향은 있긴해요.
남편이 돈 관리 하는데,식구들에게 돈 들어갈 일이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조건을 내걸면서 이렇게 안 하면 돈 안 준다는 식으로 해요.
그게 뭐 사치하거나,안 써도 될 돈에 그런건 아니고,꼭 필요한 돈에도 그래요.
애들 등록금 낼 때도 그랬는데요.
아이가 대학 다니면서 그야말로 대학만 다녔어요.
알바도 안 하고,공부와 동아리 활동만 했죠.
그렇다고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단시간에 자기 기준 이만하면 학점 웬만큼은 나오겠네 싶은 정도까지만 후다닥 공부하고
(졸업시 아마 평점 3.6~3.7정도 나왔다는걸로 알고 있어요)
나머지 시간은 게임하거나 자거나 그랬네요.
코로나 기간이 많이 겹쳐 현강한건 딱 두 학기 뿐이어서 밤낮 바뀐 생활을 많이 했죠.
집에서 매일 그러고 있으니 남편 보기에 한심한건 당연하죠.
그래서,애아빠가 알바를 하든지,방학 때 호주 가서 워킹홀리데이 라도 하던지,아님,공부라도 빡세게 해서 장학금이라도 타봐라,했는데,
대학 다니면서 결국 애아빠가 하란거 아무 것도 안 했죠.
그러니,남편은 너 등록금 못 준다,애는 학교 때려친다,매학기 등록금 마감날 까지 등록금 주네 안 주네 실갱이 하고,
몇 번은 남편이 애 등록금을 안 줘서,제가 조금씩 모은 돈으로 마감날 마감 시간 임박해서 등록금을 내주기도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공부를 대체하는게 알바로만 바뀌었을 뿐 다른 생활은 똑같네요.
어디 원서라도 넣어봐라 하고,
심지어 제가 직원 뽑는다는데에
핸드폰으로 링크를 걸어서 보내줘도 본 척도 안 해요.
아이가 어젯밤 홀딱 샜는지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는데(남편은 이미 나가고 없는 상태),
나:(취직 얘기하면서)아빠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엄마는 중간에서 미안해 죽겠다.
아침 일찍 저렇게 일하러 다니는데...
딸:아빠가 나 아니라도 회사는 다닐거잖아.
나:그냥 돈 버는거랑 가장의 무게를 얹고 돈 버는거랑은 달라.
딸:나도 힘들었다고,아빠는 맨날 등록금 줄 때 마다 나 힘들게 했잖아,
나:세상에 당연한건 없어.등록금 벌면서 다니는 애들도 있어
딸:그건 가난한 집 얘기지.아빠는 돈 없는거 아니잖아.있으면서도 안 주잖아.
나:(주변 예시를 들며)엄마 아는 집은 우리 만큼 사는데도 안 그랬어.
딸:그건 특수한 경우잖아.
그러던 중 밥 다 먹고 일어나 제 방으로 들어가네요.
남편은 자꾸 애 좀 푸시해라,하고,
저는 애 밖에 데리고 나가,집이랑은 다른 분위기에서 얘기도 해봤는데,
애가 원서 넣었다 떨어지면 어쩌나,실패의 두려움도 있는거 같고,
떨어져도 니가 얻는게 있을거다,자꾸 경험하면 서류 쓰고 면접 보는 실력도 늘거다,하니,
당시엔 수긍하는거 같더니,또 제자리...
그리고,신입도 그렇지만 아이가 원하는 직종이 그다지 돈을 버는 일이 아니라서,
현재 알바하면서 쓰는 돈 만큼 못 쓰고 살거 같아 그런가 싶기도 하고...
쓰다보니,제 뒤숭숭한 맘만 한가득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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