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에 도착하니 저보다 10분 일찍 온 윗동서가

부침개를 부치고 계시네요

무슨 돌쟁이 목욕통 만한 다라이 하나 가득

그거 끝내고 제가 바통 받아 전거리 부치는데

안그래도 많았던 양이 거진 두배

와 전 부치다 현기증 나긴 첨이네요

그동안 시누 1,2는 식탁에 앉아

갖 부쳐낸 따끈한 전이며 부침개 꼬약꼬약 쳐넣으며

시덥잖은 수다로 호호깔깔 떠들다

어느새 들어가 디비 잡니다

시누 1은 저녁 밥 먹자마자

올케 둘이 부친 전이며 시모가 준비한 나머지들 서너다발을

낑낑대며 들고 집에 갑니다

자기 시집 제사 준비하러

설 당일 아침에 시누 2는

올케들 부친 전 한접시 퍼다 자기 시집에 갑니다

명절 쇠러

이 와중에 순둥이 울 윗동서는 우직하게도

밥상 물린 설겆이까지 죄다 도맡아 합니다

평소에 항상 형님보단 내가 더,,동서보단 내가 더,,하면서

서로 일거리 줄여주려고 애쓰던 동서사이 입니다만

이번엔 정말 부아가 치밀어 설겆이통은 쳐다도 보기 싫었는데

형님은 속이 없는건지 배알이 없는건지

제가 시작 할까봐 부랴부랴 밥 먹다 말고 뛰어나와 개수대 앞에 섭니다 

울 형님 땜에 내가 안할수도 없고 하자니 속 터지고,,,,,

음식을 남산만큼 싸들고 가건말건 신경 안씁니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며느리가 무슨 공으로 들어온 몸종도 아니고

딸네 제사거리를 며느리 손에 시키는 시모나

그걸 또 넙죽 받아 지네 시집 상에 올리는 시누들이나

이건 해도 너무한다 싶네요

제가 갖 시집 온 새댁도 아니고 곧 20년차 입니다

이렇게는 못살겠는데

저 모녀들을 대체 어찌하면 좋을까요

남편은 다음 번엔 늦게 가서 일 하지 말라는데

울 형님이 그럴 분이 아니니 혼자 독박쓸 게 뻔하고

답이 없네요 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