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집올때 당신이 딱 지금의 제 나이였죠

40대 중반을 갓 넘긴나이~

장남인 당신 아들이 번돈 몽땅당신께 다주고 빈몸땡이로

당신이 얻은 전세집에서 함께 생활했지요

자~ 이제부터 시작이죠 40대중반 갓 넘기신 분입니다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냐  그러니 나 한테 잘해라~'

늙으면 죽어야지 오래살면 자식들이 싫어해~

나 엄청 고생하는데 누가 나 돈주는 사람 없다

수 틀릴때마다 내집에서 '나가~ 느 끼리 살어'

며느리가 차려주는밥, 해주는 빨래 입고 회사가고

퇴근하면 청소 다 해놓은 집에서 차려주는밥먹고 씻고

자고 다음날 출근하는게 다였죠 스스로가 엄청고생한다고

입에 달고다셨죠  집에서 놀고먹는 며느리가 너무 편해보여

그 고생이 배가 됐나봐요

저 지금 이나이에 내가 어디 부족한것도 아니고  솔직히 누가 밥상차려줘서 먹는다

생각하면 끔찍합니다

아직은 내 자식들 밥차려주고 먹는것만 봐도 좋습니다 

회사다니는거 돈 벌 수 있는 건강과 능력있다는거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다보니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내가 당신처럼 푹신한 침대에 누워 더 좋은 침대를 갖지 못하는거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자기 연민에 빠져 살았다면 이런 건강한 생각을 하지 못했겠지요

내 집이 아닌곳에 언혀 산다는게 이렇게 드럽고 치사한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악착같이 살아서 작지만 내집도 장만했지요

혹여 이집에 같이 살자 할 일은 없겠지요

세월은 야속하게도 참 빨리도 가는군요

나는 늘 20대 젊은 며느리고  당신은 40대 후반의 늙은 시어머니라고 착각하고

사셨지요

그런데 내가 당신 나이가 되니 생각을 다시 정리하게 되는군요

나도 나이먹으니 눈에 뵈는게 없어져서 예전의 멍청하게 개무시해도

찍소리 못하던 시절이 아니라 따박따박 대꾸해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셨어요 어머님께서~

거기에 수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할 말도 많게 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누려야하는 당연한 권리라고 착각하고 행하신 모든일 

그럴수록 당신 아들가정이 불행하다는걸 모르셨죠?

저는 당신으로 인해 나 때문에 내자식이 부부싸움하지 않게 해야지 하는걸 깨닫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내 자식이 며느리 한테 대우 못받고, 고생하고, 슬퍼할거란걸 알았거든요

지금 60대 후반이신데 몇년 있음 70이 되시죠

이제는 며느리 아들 손자들과 여행도 함께 다니면 참 좋을텐데

너무 일찍 너무 많은걸 바라시다 보니 오히려 나이든 지금 더 대우를 못받으시잖아요

그런데 하나도 죄송하지 않아요 

사람은 내가 할 수 있는 힘이 있을때까지 스스로 해결하고

정 힘이 없을때는 자식들이 먼저 알아서 도움 줄거란걸 알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사람은 다 좋은 상황에서만 뭔가를 배우는건 아닌가 봐요

이렇게 이기적인 성향이 강하신 어머님께 너무많은 것을 배워 고맙습니다

나쁜 며느리도  착한 며느리도 다  더 어른인 시어머니가 만드는 거더라구요

누구는 며느리가 돈 5만원을 줘도 너무 고맙고 이쁘다고 자랑을 하는반면

누구는 10만원을 줘도  더 큰 금액이 아니라 시큰둥해서 겨우 10만원 이란 표현을

쓰는걸 보고  작은 베품에도 늘 감사해야 된다는걸 깨달았어요

사랑은 위로 거꾸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내리 사랑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