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 카톡을 열어봤네요. 몇달 전 핸드폰 바꾼 이후로 비밀번호를 아직 설정을 안한 것 같더라구요.
지금 시어머니 항암 치료를 제가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있는데 얼마전 항암제를 바꿔서 주사를 맞기 시작했거든요.
그 이야기를 화제로 자기 형제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나눴던데 당장 엄마가 죽을것처럼 호들갑도 그런 호들갑이 없네요. 엄마는 넘 아프다시는데 그 병원에선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느니 하면서요. 그렇게 못 믿겠으면 병원을 자기네들 근처로 옮기고 수발도 직접 들지 그러냐고 당장 전화해서 한 마디 하고 싶더군요.
다들 입만 가지고 나불나불하면서 자기네들 엄마 모시고 혼자서 병원 책임지고 있는 올케한테 성의 표시 한 번 없고, 병원 갈 일이 늘어나도 올케가 고생이다...이런 말 한 마디가 자기들끼리의 단톡에서조차 없네요.
이러니 모시고 다니는 제가 시어머니 오래오래 사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될까요? 일부러 돌아가시라고 빌지는 않지만 당장 내일 돌아가신다 해도 하나도 슬프지 않습니다. 이런 일 아니라도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는데 며느리가 슬플 일이 뭐가 있을까요? 따뜻하게 감싸준 시어머니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말을 여러 번 했지요.혼자 하니 힘들어 죽겠다고요. 근데 남편이 내 편이 아니니 결국 1대 5로 저만 넉아웃되고 시어머니 돌아가시면 안 보고 살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람들 만나면 저더러 왜 이리 살이 빠졌냐고, 어디 아픈거 아니냐고 다들 그러는데 시누이들은 왜그리 올케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고 오직 우리엄마 우리엄마... 몇 달 밖에 못 살 거라던 췌장암환자를 일 년 넘게 살아계시도록 한게 수발든 며느리 공도 전혀 없지는 않다고 전 생각하는데 왜 다들 저렇게 역지사지가 안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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