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사람 마음 간사하게 바뀌고 바뀌어가는 내 자신 보는것도 초라해지는 미묘한 기분...

절대 남편한테도 주위 지인들에게도 표현을 못하는 그냥 기분이 다운되서 한번씩 느끼게 넋두리입니다.

남편 백수시절 만나 그냥 나 좋아해주는 순수한 맘 하나만 보고 결혼 결심.

집에 인사 드리러 간다하니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만나뵙고 이때 좀 이상하긴 했죠. 집으로 초대를 안하니...

곧바로 상견례하고 예단 주고 받고 결혼식 한 달전 남편 집에 처음으로 방문.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집 같은 그런 집.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그런 아주 아주 작은 집에 살더라구요.

남편이 대학 졸업후 바로 결혼하는 거라 집에서 돈을 대주는 형편인데 집을 얻을 때 시댁 근처의 저렴한 주택가 전세를 해주시고...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서 전세를 구하는데 기를 쓰고 어머니 전세끼고 6천만원 보태서 본인 명의로 집을 사고 우리를 그 집에 불러들이심.

전세가 9천만원 우리가 드림. 그 당시 전세매물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후로 어머님 당당하게 우리집 오시고... 집 샀다고 형제들 부르고... 난 이상한 명분의 집들이를 하고....

그당시 너무나 돈이 많은 것처럼 당당하게 행동하셔서 나름 노후 준비는 되어 있는줄 알았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정말 돈이 하나도 없다고.

그냥 다달이 연금 백여만원 들어오는게 수입의 전부. 아프지 않으면 그럭저럭 먹고 산다며 우리더러 걱정하지 말라지만... 남편 장남 시동생은 미혼이고 앞으로 병원비 들어갈것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나의 선택에 후회가 가끔 되기도 하고 또 이런 생각하면 남편한테 미안한 마음 들기도 하고 그러네요. 시부모님이 미운것이 아니고 돈이 없다는 공포가  무서워요.

유리지갑 맞벌이 벌어도 벌어도 티 안나고 가정경제 늘 마이너스.  내 노후도 준비가 안되어 있어 점점 사는게 무섭네요.

나도 몸이 슬슬 아파오고 애들은 중고등... 양가 부모님들은 이제 70대.  그냥 가을만 되면 우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