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추석이라고 남편 이름으로 선물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어젠 게랑 새우가 한상자 들어왔어요

열어보니 좀 보태서 얼굴만한 게 십수마리

이런거 들어오면  보통은 좋아라 해야 정상이겠죠

근데 제가 해산물 손질을 싫어해요 아니 무서워요

눈알이 너무 징그럽고

다리 많은 건 특히나 질색이라

게는 저도 아이도 별로이고

남편만 유독 좋아해서

게철 되면 의무감으로 몇 번 상에 올리는데

그게 상자 한가득,,,

그렇다고 남편에게 손질을 맡기자니

입으로 들어갈 물건이라 

것두 미덥지 않는 이 ㅈㄹ맞은 성격 때문에

그 징그러운 걸 아가미 들쳐 똥 빼고

구석구석 다리 제껴가며  주둥이 벌려가며 솔질하고

그 와중에도 게랑 눈 마주칠까 시선 피해가며

다리가 손에 닿을 때마다,, 이건 탕 거리다 탕 거리다

절대 무서운 넘이 아니다,, 되뇌어가며

그러면서 너무 신경질이 나는 거예요

안그래도 명절이라 시가가서 몸고생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분이 상쾌하진 않은데

그 전부터 이런 일거리를 선물이라고,,,,,

거기다 저희 냉동고 2짝 중 1짝은 김냉으로 쓰는터라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그 밤중에 김치 다 들어내고 어쩌고

설거지 거리는 하나 가득 쌓이고

싱크대는 닦아도 닦아도 비린내 진동하고 -후각도 ㅈㄹ맞은지라

허리는 뽀개지겠고

마누라 표정 안좋으니 남편은 눈치보며 티비 리모컨만 만지작거리다

다 끝내니 커피 타줄까? 하는데 속으로

소주가 필요하거든~ 하곤

대꾸도 않고 걍 자버렸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이미 출근한 뒤,,,

미안함이 쏴아~ 밀려오는데 ㅋㅋ

그래도 게는 싫은 걸 어째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