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정시까지 다 떨어져서 재수를 시키려 한다.
오늘 재수 학원 등록하고 왔다.
한달마다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하다.
우린 집도 서울이고,애한테 다른 돈 들어갈거 없이
학원비뿐인데도 부담이 된다.
그 옛날,나도 재수를 했다.
나는 고등학교까지 지방에서 나왔고,
재수하러 서울로 왔다.
그 당시 오빠는 서울서 대학 다니며 하숙했었는데,
할머니랑,오빠랑 함께 있도록
방 두 칸 짜리 전세집을 구해주셨다.
재수하느라 학원비 당연히 들었고,
생활비 따로 들었다.
울 삼남매 모두 서울서 대학 다니게
대학등록금 다 대주셨고,생활비도 대주셨다.
우린 알바로 용돈 버는 정도?
그 정도도 그리 자주 하지 않았다.
재수해서도 원하는 과를 못 들어간 나는,
차마 삼수하겠다는 소리를 못 하고
적성에도 안 맞는 과를 점수에 맞춰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안 하고 4년을 시간만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울 부모님 참 대단하다.
난 1년치 학원비도 부담인데,
타지에서 재수 시키고,
전세집 구해주시고,
타지에서 대학 보내느라 생활비 이중으로 들고,
오빠랑 나랑 동시에 대학 다니는 해도 있었는데
두 아이 대학등록금 한꺼번에 내고.
어떻게 그 많은 돈을 감당하셨을지…
철이 없게도 대학 때 공부도 열심히 안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다.
그리고,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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