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18년 만에 작년 겨울부터 처음으로 피부과를 다니면서 온전히 저를 위해 투자를 좀 했습니다.

그동안 맞벌이 하면서 피부과며 치과며 계속 돈땜에 미루다가 이젠 이렇게 살지말자 마음을 바꾸기로 했죠.

왜냐면, 그래봤자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 알아주질 않으니까요. 전 당연히 그렇게 참고 해야할것도 미루고 살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이 굳어져 버렸으니까요.

지난 토요일 아들아이 얼굴에 여드름이 좀 심해진거 같아서 피부과엘 가보자고 했습니다.

얼굴에 바르는 연고나 그런걸 처방해줄줄 알았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레이져 치료를 권하더군요.

5회에 50만원,10회 85만원정도.

의사쌤께 부탁해서 간신히 얼굴에 바르는 약 하나 처방받고 나오는데 그때 부터 아들아이 얼굴이 좀 그렇더라구요.

저녁에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불쑥 아들이 엄마는 얼굴에 투자를 했으면서 여드름 치료비용은 비싸다 그러는게 이해가 안간답니다. 학교 친구들도 다 피부과를 다니면서 관리를 받아서 얼굴에 여드름이 심한아이는 자기밖에 없답니다. 그니까 엄마도 얼마를 들였는지는 몰라도 피부과 다니면서 얼굴이 좋아졌으니 자기도 해주면 안되겠냐는 식입니다.

그동안 올리**에 가서 여드름에 좋다는 화장품이며 세안제며 사들인게 수두룩하고 심지어 일본여행가서도 여드름에 좋다는 연고를 제일 많이 사왔는데 정작 본인은 깨끗이 자주 잘 씻어라 하는 말은 안중에도 없고 엄마처럼 자기도 비싼 돈들여 관리를 받고 싶다고 안해주니까 그것도 원망으로 돌아오는게 정말 우습더라구요.

제가요즘 그럽니다.

아들 눈치보느라 직장생활하면서도 백화점가서 변변한 옷 한벌 맘편히 못삽니다.

왜냐하면 언제고 본인이 사고 싶은게 있는데 사주질 않았을 경우 엄마는 엄마를 위해서 좋은거만 잘 사면서 왜 자기한테는 돈이 없다고 못사준다고만 하냐고 불만입니다.

예를들면 고등학생이 시계를 사달라고 하질 않나 교복을 입으면서 왠 옷 타령을 그리 하는지 저도 사실 도저히 이해가 안가거든요.

그렇다고 누구 물려줄 동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말에 잠깐 친구들 만나서 피씨방 가고 노래방 가는 정도면서 뭔 옷타령을 그리 하는지 지금 아들 마음속에 아마 그것땜에 저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 있을 겁니다.

다른 맘님들은 어떠신지요?

어느 정도까지 자식한테 허용을 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