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0년 됐어요. 20년 동안 행복한 기억 거의 없네요.

며칠전 결혼기념일 정말 아무날도 아닌 것처럼 지나갔어요.

남편과는 대화 거의 없어요. 말을 하면 기분이 나빠지거나 큰소리 나는게 90프로라 말하기 무서워요.

아무일도 아닌걸로 시작해도 언성높이고 트집잡으면 큰싸움이 됩니다.

아이 어렸을땐 그래도 아빠가 있어야지 생각해서 이혼만은 안하려고 참았는데..

애도 다큰거같고 아빠랑 얼굴도 안마주치려하니, 마음 불편한 남편이랑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활비랑 애 학원비는 남편카드로 거의 해결했는데

요즘 싸우면 자기카드 내놓으라고 계속 그러내요. 생활비는 따로 받지 않아요.

마트랑 애 학원비랑 소소한 애 간식비만 남편카드 썻거든요.

(하도 자기돈 쓰지말라해서 치사해서 남편카드 쓰는 항목도 줄였어요. 그럼 그건 제카드 쓰는 거죠)

나머지 현금이랑 관리비랑 쓸건 제가 번돈으로 썼는데...

(결혼하고 계속 맞벌이예요. 11여년은 남편 공부하느라 생활비 제가 다 댔고 또 5년 정도 남편이 사업시작해서

벌이가 없어 생활비 못받고 그나마 남편카드 쓴거 4년도 안되는데 저 난리를 떨어서 오만정이 다 떨어졌어요)

정말 애어릴때 저 혼자 벌어 쩔쩔맬때 보다는 풍족하게 나아졌는데도

현실은 나아진게 없어보이고... 점점 우울해지네요.

이혼해도 나아지는거 없겠지만 저인간 꼴 안보고 재수없는 시댁인간들 안 마주쳐도 된다 생각하면 하고싶은 마음이 굴뚝이네요.

싸우고 이혼하자 얘기한번 했더니 지가 뭘 잘못했다고 이혼이냐고 남자생겼냐 휴대폰 내봐라 지랄하고..

어제도 요즘 빨래가 하도 안말라 스트레스 받아 건조기 사달라고 했더니 돈없다고 니 돈으로 사라고 하는데 괜히 말했다 싶더라구요.

내가 번 돈으로 사도 되지만 직장생활하면서 저도 생활비 대느라 모아놓은 돈도 별로없고

그래도 믿을건 돈인데 내가 번 돈이라도 모아놓아야 제 노후대비도 되고

든든할거 같아 사달라고 한거죠.

지가 생활비 댄다고 맞벌이 하면서도 집안일은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고(그러고 보니 돈못벌때도 집안일 안했네요) 

주말내내 거실 쇼파에 누워 테레비만 보는 꼴을 보면 속에서 불이 올라옵니다.

집도 좁은데 그러고 있으니 주말이면 제가 넘 답답해서 스트레스 받아요.

그 꼴 보기 싫어 돈있으면 큰집에 이사가서 구석방 하나 주고 문닫아놓고 안보는게 요즘 제 꿈이 되었어요.(그럴 돈이 없네요)

밥상차릴때 수저하나 놓은법이 없어요. 반찬투정이나 안하면 다행이죠.

집밥 타령하며 애 핑계대며 음식 신경써서 제대로 하라고 잔소리하면 또 맘속으로 이혼을 꿈꾸죠.

왜 참고사냐 하시겠죠.. 성질이 정말 드러워서 지 성질나면 안참고 끝까지 갑니다.

언어폭력, 신체폭력 안가려요.

그거 당하기 싫어서 참아요. 지는 잘못한거 하나도 없다고 하면서 다 내 탓으로 돌리는 인간이라.

그런 재주는 아주 타고난 인간이예요.

이새끼 00새끼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