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일일히 다 적으려면
몇날몇일을 얘기해도 모자라지만…
문제를 잘 일으키는 시한 폭탄 같은 남자,
늘 비밀이 많은 남자,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면서도
뭔가 자기 눈에 띄면
끊임없이 잔소리 하는 등,
내가 하는건 다 맘에 안 드는,
그런 남자랑 삽니다.
저 세상에 태어나 남편이나 시댁식구들한테 처럼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미움 받으며 산 적 없어요.
오히려 칭찬 받으며 살았지요
(인성적인 면에서).
지금도 대부분 사람들에겐 그렇구요.
이런 남자랑 왜 결혼을 했냐구요?
솔직히 제 남편을 만날 즈음,
친정에 안 좋은 일이 있었고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그때 제 옆에 있는 사람이 이 사람이었구요.
이 사람은 사랑하지도 않는 저와
왜 결혼을 했냐니까…
제 남편이 엄청 효자인데요.
자기 엄마한테 잘 할 줄 알고 했답니다.
저요,한번도 시어머니 거스른 적 없고,
시어머님 말씀에 토 한번 붙인 적 없어요.
시어머니가 메주는 팥으로 쑤는거다,해도
예예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시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무조건 제가 미운걸 어떡합니까.
남편은 자기 엄마 비위 하나 못 맞춘다고
저를 미워하기 시작하더니
집안일이며 자식 키우는거며
사사건건 간섭하고 잔소리 합니다.
늘 나를 감시의 눈,경멸의 눈으로 처다봅니다.
그럼에도 왜 이 남자랑 사냐구요?
전 몸이 많이 안 좋습니다.
여러 가지 병도 많고요.
돈벌이 하러 가기 힘들 정도로요.
집안일만 하기에도 매우 벅찬 지경입니다.
게다가 아이가 지적장애인 판정은 못 받았지만
거의 그런 수준이예요.
이런 상황에서 병원비와 생활비를 대려면
돈 벌어다주는 남편이 필요합니다.
남편은 저랑 왜 살까요?
모든게 못마땅하고 심지어 경멸하고,
제가 죽을 수도 있다는 병에 걸렸을 때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자기 취미생활 하러 다니고 여행 다니고
입원하고 수술할 때
하루도 병실서 잔 적이 없는 사람인데요.
그건…… 자식 때문일거예요.
지적장애 가진 자식 돌볼 사람이 필요한거죠.
이런저런 문제들을 일으키는 남편도
건강하지 못한 제 몸뚱아리도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자식도
다 힘들지만,
매일매일 못마땅한 눈으로
인상 팍팍 쓰며 나를 보는 이 남자와,
죽을 때 까지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야 함이
정말 슬픕니다.
이번 생은 이렇게 끝나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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