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저 막연하잖아요.

어떻게 되겠지...연금으로 생활 가능하겠지..지금 집 한채와 얼마간의 적금이 우릴 지켜주겠지..하죠.

노년이 되며 빈곤층으로 전락한 노인들 관련 다큐를 보니..좀 더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젊어서는 중산층의 엘리트로 살던분들 조차, 가족의 지병 또는 자식들을 위한 과도한 학비지출, 잘 못된 투자 한 번으로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얼마 안되는 복지금으로 근근히 생활하며 고독하게 늙고 있는분들을 봤어요.

애들 대학 보내면 끝일 줄 알았던 뒷바라지도

대졸후, 석사, 박사, 끝없는 스펙을 위한 학원생활과 유학까지

캥거루족으로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는 자녀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고요.

은퇴해야 할 나이에 더더욱 버거워지는 가장의 책임감과

줄어드는 소득으로 인한 궁핍과 미래가 없는 생활을 하는분들도 계시고요.

100세 시대라 경제력 없이 늙은 노부모의 생활비와 병원비, 요양원 비용까지...

실제 그런분을 봤습니다.

엄청난 학벌을 가진 엘리트로 한때 중견기업을 운영하며 강남 요지에서 중산층으로 오래도록 잘 사셨던분인데.

자녀들의 유학 지원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진해진 사업의 경영난, 장수하시는 노부모의 고급요양원 지줄비와 병원비.

그리고 줄이지 못한 생활비로...

집담보 대출로 그런 것들을 감당하다가 불어난 이자와 대출액으로 결국 땅과 함께 강남 아파트를 팔고

강북 외곽으로 줄여서 가셨음에도 여전히 부채를 다 갚지 못하는 상황을 본 적이 있어요.

환갑 넘은 나이에 사업도 접으신 그분이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싶습니다.

평생을 남들 위에서 오너로서 살아왔던 사람인데..

경비나 택시기사 같은 직종으로 과연 생업을 위해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

그 사모님은 서비스직에 종사할 수 있을지..

아직도 장수하고 계신 노인분들을 과연 하급 요양원으로 모실 수 있을지...

유학 보냈던 자식들도 일이 잘 안풀려서 그냥 그런 소득의 샐러리맨이 되었고요.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미래,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미래를 맞이한 그 분들을 보며

일이 안풀리면 정말 저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자식에게도 기댈 수가 없고...그렇다고 본인도 막막한..기나긴 노년의 시작이 제일 두렵네요.

20대에는 막연하기만 했는데, 50대를 앞두고 보니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노후가 힘들어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사실 재테크도 예전처럼 쉽게 생각을 못하겠네요.

저도 고민이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