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아는 분이 있는데요.
그 집 작은 애랑 저희집 큰 애가 같은 학년이고요.
학교는 두 아이가 초중고등학교 다른데 다녔구요.
아이 시험 잘 봤냐고 그 분이 물어보시면
(그 외에도 이런저런 안부를 물어봐요)
전 솔직히 말하거든요.
대개,못 봤다거나 떨어지진 않은거 같다고
말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떨어지진 않은거 같다고 하면,
그 분이,공부 정말 잘 하나보네,그래요.
전, 그 정도는 아니예요,라고 말했구요.
그런데,제가 떨어지진 않은거 같다고 말하게 될 경우,
그 엄마가 다른 엄마들에게
저희 아이가 시험 대단히 잘 본 것 처럼 얘기를 하나봐요.
그래서,동네 다른 엄마들이 절 만나면
시험 그렇게 잘 봤다며? 하고 말해요.
그 정도까진 아닌데요.
저는 이 분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잘 하는지는 몰랐어요.
자기 아이의 공부에 대해선 전혀 얘기를 안 했는데,
그 집 큰 아이 고3때 그 아이가 서울대 가는걸 알게 됐어요.
저에게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얘기하지 말라고
(결국 다들 알게 되었지만)
떨어진 다른 수험생들 있는데 알면 좀 거시기할거 같다고
그러길래,사려 깊고 겸손한 사람인가보다 했죠.
저는 그때까지 그 집 작은 애도
어느 정도까지 공부하는지 몰랐어요.
별로 못 하는 것 처럼 얘기하더라구요.
내 코가 석자라 다른 집 애들 성적 어떤지는
관심도 없었구요.
그리고나서 그 집 작은 애랑 저희 큰 애가 수능을 보게 되었을 때,
저희 아이 수능 잘 봤냐고 묻길래,
그냥 평소 만큼은 본거 같다고 말했어요.
그게 사실이니까요.
평소 만큼 보면 잘 본거지,하더라구요.
공부 잘 하나보다,라고 하길래,그 정돈 아니예요,했죠.
저는 안 물어봤어요.그 집 아이 성적이랑 우리 애 성적은 관계가 없으니까요.
더구나 저희 아인 문과고 그 집 작은 애는 이과구요.
그랬더니,또 동네 아줌마 사이에서 우리 애가 수능 대박 난걸로 소문이 났더라구요.
나중에 보니,그 집 작은 애 스카이 가더라구요.
그 집은 수시에 대학 가고,
저희 아이는 정시에 갔는데,
저한테 연고대 썼냐고 물어보네요
(우리 애 중경외시 수준이고,
연고대 갈 정도 아니라는걸 아는데요).
뭐 남의 집 애가 스카이를 가든 말든
저랑 별 상관이 없는데요.
남의 애에게 잘 하는구나,하며 치켜 세워주며
동네방네 우리 애 수능 대박 난 것 처럼 얘기하고,
애가 그 정도 공부하는데
애 시험 잘 봤고 공부 잘 한다고 떠든 것 처럼
절 우습게 만들어 버렸네요.
대체 이런 캐릭터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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