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도 모르는 철없을 때에 결혼했어요.
결혼 전 부터 아기들을 예뻐하거나 좋아하진 않았고
아기를 낳아 아기 기르며 사는 것 보다
그냥 내 삶이 행복하고 즐겁길 바랬어요.
그런데,결혼하고 시집살이가 어마어마 했고
(내가 딴세상에 왔구나,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임신을 했는데 제가 시댁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임신 6주인가 7주인가만에 자연 유산이 됐어요.
제가 특별히 아이를 기다린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위로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어서(남편 포함)
별 일 아닌가보다 생각했고,
그저 내 몸이 힘들어서 내 몸 하나 챙기느라 바빴어요.
잃은 아이에 대한 슬픈 마음도 딱히 없었고,
그렇게 정신없이 시집살이 당하며 살았어요.
남편은 나 몰라라
3년만에 다시 임신해 큰 애 낳고 몇 년 뒤 작은 애 낳고 키웠는데요.
첫 애 유산하고 그 이후부터
제가 여기저기 아픈데가 생기는거예요
(그때까지 저 감기도 걸려본 적 거의 없을 정도로
건강했었거든요)..
처음엔 가벼운 질환이었다가
30대 후반 부터 50대 중반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며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어요.
암도 두 번 걸리고,각종 희귀병에,사고에…
애들한테도,
남들 평생 한번 겪어볼까 말까 하는 안 좋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남편은 가족은 내 팽개치고 밖으로만 나돌면서도
집안에 생기는 일은 다 제 탓을 하며
2차적으로 더 상처를 주고…
(남편에 대해선 할많하않)
그러는 와중에 서로 상처 주고 상처 입히고
가족들끼리 남보다도 못 하게 지내고 있는데요.
정말 결혼하고 한 순간도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죽고 싶다,내일 아침 눈 뜨지 말고
그대로 자는 채로 죽었음 좋겠다,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해봤네요.
왜 이렇게 나한테 안 좋은 일만 끊임없이 생길까
내가 뭘 많이 잘못했나 수없이 많이 생각했어요
(주변 사람들의 저에 대한 평가는
착하고 순하고 고지식할 정도로 지킬거 지키는 사람).
그러다 남편 때문인가? 자식 때문인가?
애초에 이 결혼을 한게 잘못이었나?
울 엄마 아빠가 뭘 잘못하며 사셨나?
(저희 부모님도 주변에서 존경 받고
법 없이도 살 사람 소리 듣는데)
조상묘 위치가 안 좋은가?
별별 생각을 다 해봤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오는거예요.
그러다 오늘 아침 문득,
예전에 자연유산된 아이의 영혼을 위로해주지 못 해서
그 애가 저주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이라도 이 아이 영혼을 위로해줄 방법이 있을까요?
(태명은 딱히 없었어요)
|
목록
추천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