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이혼하자 했네요.4개월전에. 저도 맞벌이 17년했고, 결혼 21년차입니다. 어쩌다보니 해외에 살게 되었고, 영어도 못하고 현지어도 못하는 저를 아이와 덩그러니 내버려두고 어떤 보살핌도 없고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더라구요. 주중에는 일한답시고..일하고 술한잔..주말에는 골프와 본인의 휴식으로 시간을 때운지 몇년째. 집에 무슨일이 있어도 상관하지 않고, 아이 입시를 하면서도 원서를 언제 어떻게 쓰는지, 어느학교에 지원할건지..관심도 없었어요. 그저 필요하다는 서류만 떼다주면 본인 할일 다 했다는듯. 저녁에 언제 귀가를 한다던지..본인이 언제 휴가인지, 본인이 어디로 출장을 가는지 일절 알려주지 않습니다. 하다하다..저는 아이 입시하느라 좁은 원룸에서 두달동안 한국서 고생하고 왔더니 입시 끝나고 들어오니, 건강검진 핑계로 혼자서 한국가서는 숙소잡아서 1주일 쉬다 오네요. 그것도 출국당일에 짐싸기에 출국하는줄 알았네요. 정말 가족이라고는 돈만 벌어주면 된다는 생각가진 아사람과 정말 살기 싫었어요. 생활비도 넉넉히 주진 않죠.필요하면 달라고 하라는데 하나하나 다 얘기하긴 참..치사하더라구요. 17년 맞벌이에 너무 열심히만 살고..뒷돈챙길 생각을 안했네요. 그러다..지난 9월에 제가 한국 돌아가면 이혼하자 했네요..큰애는 다 컸고, 둘째는 늦둥이 아직 어린데 아빠를 찾지 않았어요. 아빠는 늘 집에선 핸드폰하고 자는 사람이고 건드리면 화내는 사람이니깐. 그런 상태에서는..양육비 받아서 혼자 키우는게 낫겠다 싶어 이혼하자 했습니다. 남편도 그러자고. 그런상태였는데, 남편이 자기방으로 자꾸 애를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주말에 자꾸 애를 데리고 밖으로 나갑니다. 그러니 단 두어달동안 애는 자꾸 아빠를 찾고 그 모습을 보고서는..이혼하는게 자꾸 맘에 걸렸어요...하지만 남편은 어떤 얘기도 없고..절대 말한마디 저에게 하지 않고 모든 필요한 얘기는 카톡으로만 합니다. 도대체 저 행동의 의미는 뭘까 고민했지만..제가 그 속을 어찌 알겠어요. 고민하다가 해가 바뀌어가니..제가 먼저 손 내밀었습니다. 아이때문이라도 이혼은 미루자고.남편생각은 어떠냐고 카톡으로 물었죠. 연일 술이니 뭐..얘기를 할래도 맨정신으로 얼굴을 보는건 아침인데..아침부터 그런얘기를 할수 없으니. 본인도 이혼은 애한테 미안하다고 그러자고 하네요. 제가 먼저 손내밀었으니..이제 정말 어떤것도 불평불만을 하면 안되겠죠? 전..여태처럼 그냥 애 키우고..남편이 가족에 대해 관심을 갖던 안갖던 그냥 애가 클때까지는 조용히 살아야 하는거겠죠. 절대 불평불만을 가지지 말고..어떠한 일로도 태클을 걸지 말아야 하는데..제가 먼저 손내밀고도 답답하네요. 말안하고 사는 이 상황에서 제가 또 먼저 말걸고 해야 하는 거겠죠. 잘 할수 있을지..정말 두렵네요..제가 또 다시 태클을 걸고 싸우면 이제..제가 미치지 않을까 싶어요. 어차피 아이를 위해 선택한 길이니...잘 해야겠죠.그래도 맘은 무겁네요. 오늘 저녁에 돌아온 남편을 어찌 쳐다봐야 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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