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 속풀이 이야기예요.

답답해서 여기에라도 풀고 싶어요.

세상에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란 종류가 두 가지 있다는 거 아시죠?

“야~쟤는 진짜 사랑 많이 받고 자랐나봐. 정말 사랑스러워”

“야~쟤는 진짜 사랑만 받고 자랐나봐. 정말 지밖에 몰라”

네, 제 상사는 후자입니다.

지구가 다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지요.

제가 볼 때는 사는 것도 한심해요.

그야말로 허세 부리다 망해먹은 거 다 아는데도 집주소도 거짓.

애 유학 보내놓고 돈 빌리느라 친척은 물론 직장 동료들한테도 못할 짓 많이 했구요.

그러면서 주말이면 극락가겠다고 부부가 쌍으로 절에 놀러 다닙니다.

저도 돈 때문에 20년째 시달립니다.

완전 호구지요.

다른 사람들(자기 사정 모르는) 앞에서는 엄청 잘 살고 잘나가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저랑 있으면 거의 죽어가는 것처럼 사정사정하며 난리입니다.

50만 원만 부탁한다... 오늘 주면 내일 돌려 막아준다..(돌려 막아주기는 합니다)

근데 이게 한두 번이 아니라 지속적이라는 거죠.

그야말로 20년째 돌려막기 인생..

그나마 저는 소액으로 시달리는데,

큰돈 빌려주고 관계 틀어진 직원만 제가 알기로도 3명입니다.(모두 아주아주 친했던)

그런데도 자기는 잘못 없고 돈 빌려준 직원이 자기한테 너무 서럽게 했다고 죽이네 살리네 욕합니다.

하도 힘들어하고 해서(솔직히 불쌍하기도 해요.)

빌려준 돈을 한 번에 갚지 말고 한 달에 10만원씩 갚으라고 했습니다.

1년이 넘는 동안 2번 갚고 못 갚더라구요.

번듯한 직장에 팀장까지 맡고 있는 저 사람이 한 달에 10만원 갚을 능력도 안 되면

도대체 집에 어떤 상황인지....

오늘 넣으라고 얘기했더니 자기도 다 알고 있다면서 한숨 쉬며 더 짜증내듯 대답하네요.

불쌍하다가도 모여서 허세 떠는 모양을 보면 진짜 토나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얘기만 듣고 남편, 애들 다 잘나가고 멋지게 잘사는 줄 알지요.

이런 사람은 도대체 어떤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지 참 궁금하기도 해요.

자존감이 높다기보다는 허영심이 높은 거겠죠?

본인이 만들어놓은 멋진 가짜의 모습인 진짜인 것처럼 믿고 싶어하는..

물론 돈이 없다고 그 사람이 못났다는 게 아닙니다.

돈이 없어도 없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가면 좋을텐데

계속해서 거짓으로 살아가니까요.

회식하고 택시타고 먼저 내릴 때도 그전에 잘 살던 거짓주소 집앞에서 내립니다.

진짜 집은 정 반대 못 사는 곳인데...

헛웃음 납니다.

직속 상사라 더 미칩니다.

저 꼴을 20년 봤는데 다행히 3년 정도만 더 보면 나갑니다.

그야말로 호의를 베풀면 그 호의가 다 자기가 잘나서 베푸는 줄 아는 더럽게 잘못 사랑받은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