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모가 맡아둔다던 우리 돈을 남편 형-형수가 빼돌려 자기네 돈이랑 합쳐 땅을 샀어요. 나중에 알게돼 얘기했더니 처음엔 아니라고 펄쩍 뛰다 결국 인정했어요. 산 가격이랑 우리 돈, 그 집 돈 계산해 달랬더니 그냥 두 필지 중 하나 가져가라더군요. 팔리지도 않는 시골 땅이고 세금 문제도 있고 시집 동네랑 연결되는 거 싫어서 팔아 돈으로 달라고 했죠. 그리곤 몇 년 전 시모 사후 거의 연을 끊었는데 남편한테 전화해 웃으면서 땅이 안 팔린다고 하는 걸 들었어요.
가난한 시골에서 남편 혼자 (장학금 받아) 서울 대학 나와 회사 다닌다고 조카들 등록금, 용돈, 식구들 병원비 대주고 밥도 맨날 우리가 사고 이자가 20% 넘던 IMF 때 무이자로 우리 퇴직금 몇 천만원씩 빌려주고 조카들 입시/진로 알아보고 챙겨줬는데 부모형제들이 우리 결혼 부주금이며 시부 장례 부주금, 퇴직금까지 알뜰히 챙겨갔어요. 몇 푼 안되겠지만 시부모 집이랑 세받던 가게도 우리만 빼고 시골 형제들끼리 미리 나눠 먹었고요. 시골 땅값이래야 얼마 안돼 (2000년 초반 등기 가격이 4천만원 정도였다니) 잊을까 생각했지만 억울하기도 하고 도둑질한 사람들 좋은 일 시키면 안될 것 같아 받기로 했죠.
문제는 형이 현재 치매고 형수도 몇 년전부터 기억이 안난다고 치매 같다고 엄살 부리더라고요. 30대 후반인 조카 남매가 있는데 제가 연 끊은 걸 보고 문제가 있는 걸 눈치챘겠지만 이 문제를 정확히 아는지는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명절.입학.졸업선물, 대학 등록금, 용돈 등등 엄청 챙겨줬는데 취직해도 인사치례로 밥/용돈/선물 일절 없고 남편이 형 환갑, 이사, 병원치료 같은 때 조카들 통해 봉투 전해줬는데 남편 환갑이나 제 수술 때는 인사 카톡 하나 없고 어쩌다 일이 있어 우리집 와도 늘 빈손. 그러면서 중형차, 명품 시계/안경/가방에 맛집 탐방, 해외여행, 바디프로필, 골프, 취미 등 남들 하는 건 다하더라고요. 남자애는 명절 때 뭐 사오라고 심부름 시키면 집어 던지고 이혼한 얘기 안해서 밥상 차려놨는데 네 처는 왜 안 들어오냐고 물었더니 눈을 부라리고 소리지르는 등 버릇도 없고. 게다가 제가 연을 끊으니 남편이랑만 따로 연락 주고받으며 도움을 받으려는 거 같아요. (형수는 남편한테 애들 중매 서달라고 하고.)
조만간 남편 형-형수가 땅문제 해결 못할 건강 상태가 올 것 같은데 기회가 있으면 조카들한테 얘기해두는 게 좋을까요? 지저분한 어른 문제를 애들한테 얘기해야 하나 자괴감도 들지만 시집에 정 붙이려고 이쁜 짓도 안하는 시집 조카들 수십년간 돈 쓰고 신경 쓰며 얼마나 챙겼는데 그래야 그동안 이리저리 빼앗긴 내 자식 몫을 일부라도 챙길 것 같고 무엇보다 저만 빼고 몰래 우리 남편하고 편안한 관계 유지하는 꼴도 덜 보지 않을까 싶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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