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 참 잘해요.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도 잘해요ㅎㅎ
집안 형편 어렵다고 상고 겨우 보내줬지만 열심히 살아서 번듯한 직장 잡았고,
결혼식도 버스대절비랑 이바지 음식값만 부모님이 부담하고 축의금도 전부 다 드리고 결혼했고,
지방 5시간 거리 사시는 친정 부모님 명절, 어버이날, 여름휴가 25년 동안 꼬박꼬박 다 모시고 챙겼고,
집에 가보면 가전제품은 거의 다 제가 사드렸고,
(냉장고, 김치냉장고, 냉동고, 티브이, 청소기, 가스레인지, 세탁기 등등)
욕실 낡아서 작년에 300 넘게 들여 리모델링 해드렸고,
용달차도 사드렸고,
겨울이면 시골 춥다고 오시라고 해서 한 달씩 살다 가시기도 했고,
전기세, 보험료, 정수기 요금까지 다 내드리고,
의료보험도 제 앞으로 올라와있고,
오시건 내려가건 사위가 용돈 두둑이 드리고,
내려가서도 항상 맛있는 음식 비싼 데 모셔드리고,
큰병원 오실 일 있으면 모시고 입원시켜 드리고 병원비 다 계산해 드리고~~~~~
그런데도 두 분이서는 연중 행사로 몇번을 피터지
게 싸우신다.
70이 넘었는데도 사네 못 사네, 죽이네 살리네 가출하고 난리다.
아무리 타이르고 협박하고 잘해줘도 한두 달을 못 넘긴다.
지금도 또 엄마는 가출하셨고 아빠는 잡히면 죽인다고, 오늘 밤 당신도 죽는다고 난리다..
아~~~
이 레퍼토리만 40년이 넘도록..
지치지 않고 싸우는 부모가 대단한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고 잘해드리는 내가 대단한 건지...
얼마 전에 키우는 강아지 눈꼽 닦아주면서 속으로
부모님한테도 이렇게 못하는데...하면서 눈물이 찔끔 나더라니까요... 나원참!!
친정에 하는 거 10분의 1만 시댁에 하면 동네 잔치할듯.
다행히 시댁은 절대 피해 주지 않겠다는 주의.
시부모님 여름휴가 딱 한 번 잘 모셨더니 또 가고 싶어하시는 눈치 보이자 시누가 쌩난리쳐서 안 가도 된다고, 신경 쓰지 말라고ㅠ.ㅜ
참 하는 내가 생각해도 내 친정부모님은 자식복 있는 것 같은데 어찌 그리 철부지인 것인지..
바라는 거 없으니 그저 덕을 많이 쌓으시라고,
그래야 자식들도 잘 되니 주변 사람들한테 성질 부리지 말고 잘하라고 해도 안 되네요..
오늘 밤 또 몇 번이나 전화를 해대실지..
방금도 엄마 찾으면서 쌍욕까지 하시는데 둘이서 해결하라고 욕하는 중에 그냥 끊어버렸어요.
저승사자도 골치 아파서 안 데려갈 고약한 영감탱이..
백수나 하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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